최대풍속 초속 53m·강풍반경 450km…“그래도 전국이 영향권”
제10호 태풍 ‘하이선’ 예상 이동경로(5일 오전 10시 기상청 발표)
【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불행 중 다행이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진로를 동쪽으로 틀었다. 4일 밤까지만 해도 ‘하이선’은 오는 7일 낮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대구·평창 부근을 거쳐 북한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태풍이 우리나라에 접근 했을 때, 북태평양 고기압과 서쪽의 신선하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아 예상 경로가 동해안을 따라 북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 7일 오전 부산 남남동쪽 160㎞ 해상 지날 듯
기상청이 5일 오전 10시에 발표한 태풍정보를 보면, ‘하이선’은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510km 부근에서 시속 15km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20hPa, 강풍반경은 450km이고, 최대풍속은 초속 53m(시속 191km)의 '매우 강'한 수준이다.
제주도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함에 따라 4일 오전 8시30분 초기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했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오는 7일 오전 9시 부산 남남동쪽 약 160㎞ 부근 해상, 같은 날 오후 9시 강릉 북북동쪽 약 15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시점에선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않고, 이날 동해안을 스쳐 북진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경로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물론 아직도 태풍의 경로와 강도는 유동적이다.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사이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매우 높지는 않은 점도 태풍의 위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된다. 일본 내륙을 거칠 경우, 마찰력에 의해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태풍이 우리나라로 근접할 때, 상층의 강한 바람과 만나면서 발달이 저지돼 강한 태풍’과 ‘강한 태풍’ 단계의 중간 정도가 돼, 세력이 더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동쪽으로 진로가 옮겨져도 우리나라에 접근할 때, 강도가 매우 강 또는 강한 단계에 이르러 전국이 영향권에 들겠으며, 특히 태풍의 중심과 가까운 동쪽지방은 더 큰 영향을 받으니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제주항 해상교통관제센터 현장 점검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fnDB
행정안전부는 ‘하이선’이 북상함에 따라 5일 오전 11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는 1∼3단계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5개 관계부처와 15개 시·군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상대응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