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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김성환 교수팀, 실크 단백질 활용 '인공 생체조직' 구현

학술지 '나노에너지'  8월23일자 온라인 게재

아주대 김성환 교수팀, 실크 단백질 활용 '인공 생체조직' 구현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아주대학교 연구팀이 실크 단백질을 활용해 자가발전이 가능한 인공 생체조직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신체 조직에 부착 가능한 차세대 헬스케어 소자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김성환 아주대 교수(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는 실크 단백질을 활용해 인체의 움직임으로부터 전기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는 생체 친화적 인공 피부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 Nano Energy' 8월 23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엔지니어링 된 실크 단백질로 구현한 자가발전 인공 생체조직 Self-powered artificial skin made of engineered silk protein hydrogel)’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체 조직에 부착이 가능한 차세대 헬스케어용 전자 소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생체 신호를 직접 읽어 들이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으로, 이러한 헬스케어용 전자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체 조직과 같이 유연하고 늘어나는 전자 소자가 필요하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이 유연 기판에 전극과 전자 소자를 집적, 다양한 인체 신호를 읽고 분석하는 소자를 개발해왔다.

이러한 소자는 피부를 인공적으로 모방한 전자 소자라는 개념으로 해석되어 ‘전자 피부’라 불린다.

‘전자 피부’의 독자 구동을 위해서는 자가발전 전기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인체 움직임에 기반한 압력 차이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 에너지 수확 소자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압전 소재는 대부분 무기물 기반 산화물로 결정 구조에 의해 높은 압전 특성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 소재 대부분은 생체 친화적이지 못한 데다 인공 피부를 구현하기에 유연성이 부족하다.

반대로 유연한 물질은 압전 특성이 부족하기에 이 둘을 양립시키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아주대 김성환 교수 연구팀은 생체 조직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 그중에서도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실크 단백질에 주목했다.

누에고치에서 나온 실크 단백질은 생체친화적이고 물리적·화학적 물성이 우수해 활용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고분자 소재다.

연구팀은 실크 단백질 분자 수준에서의 물성을 바꾸기 위해 글리세롤을 도입, 투명하고 부드러운 수화젤 필름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로써 인체 조직과 유사한 물성을 띄게 되어, 인공 생체 조직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됐다.

더불어 김 교수팀은 새로이 구현된 투명 실크 단백질에 산화아연 나노막대를 결합해 압전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인체 피부에 안정적으로 접합되어 터치나 관절의 굽힘 등 인체 움직임으로부터 전기 에너지를 수확하는 압전소자를 구현해 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압전소자를 이용하면 LED나 혈중산소농도 측정기 등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 및 구동하기에 충분한 에너지 수확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압전소자는 전자기기에 부착하는 터치 센서, 인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동작 센서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김성환 교수는 “인체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하려는 연구는 많은 진전을 이루어 왔지만 생체 적합성 및 생체 조직과의 인터페이스 문제는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측면이 있다”며 “생체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활용해 생체 조직과 전자 소자의 상이한 물성 차이를 극복할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소재 기술은 바이오 소재들이 전자 소자 구현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소자와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