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문자 논란
野 "40년 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으로 회귀"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0.09.08.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사이트 압박성 문자'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윤 의원은 과방위 사보임은 물론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맹공하며 국정조사 추진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과방위 일동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메라 렌즈에 찍힌 어제의 사진 한 장은 우리의 시간을 40년 전 신(新)군부의 언론 통폐합을 통한 언론 탄압이라는 무시무시한 독재의 시간으로 회귀 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날인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휴대전화 메신저로 지인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사진으로 공개돼 논란이 됐다. 해당 사진에는 대화 상대가 "주호영 연설은 바로 (포털사이트) 메인에 반영된다"고 말하자, 윤 의원이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부사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다. 21대 국회에선 초선 의원으로,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 포털업체와 관련한 국회 과방위 소속이다.
이에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며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을 넓혔다. 이들은 "언론에 보도된 사진 한 장은 포털을 장악해 여론공작한 문 정권의 실체"라며 윤 의원이 "현 정권의 언론통제와 관련하여 주목하던 '요주의 인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드루킹 재판 당시 1심 판결에서는 '네이버 임원 중에 바둑이(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를 지칭하는 닉네임) 정보원이 하나 있다'라는 진술이 나왔다. ‘윤영찬’이라는 실명이 거명되지 않았지만 그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며 "그런 그가 어제 본인 스스로 문 정권의 행적을 역사와 국민 앞에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윤 의원은 국회법 48조에 따라 '의원을 상임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이 공정을 기할 수 없는 뚜렷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바, 조속히 과방위에서 사임을 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이런 인사와 함께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없다"며 "또한, 향후 조사 및 수사결과에 따라 윤 의원은 의원직을 포함한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방통위원장의 당정청 회의 참석 △방통위원장의 청부 보도 △윤영찬 의원의 포털통제 등을 나열하며 "문 정권의 여론조작 사건들"이라고 규정하고 실체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현 정권의 언론통제는 反민주적 독재행위이며 여론을 조작하고 오도하는 등 국기문란 행위를 자행한 것이 명확한 바, 국정조사 등 관련한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 앞에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중 과방위 야당 간사는 이같은 성명서 발표 후 기자들을 만나 "포탈에 대한 여론조작에 대해 문제제기를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 구체적 사건이 10풀 있으면 한풀 벗겨진 것"이라며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나 카카오쪽 인사들을 국회로 나와달라고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감이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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