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웨어러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발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물질을 패브릭에 결합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천에 고분자물질을 입혀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를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굽히거나 누르는 힘을 모아 전기로 바꾸는 물질을 페브릭 천에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옷을 만들어 적은 전력으로도 작동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천을 기반으로 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제조 방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부품의 상용화 걸림돌이었던 공정과 재료 비용, 새로운 특성 분석 기술 등을 해결했다. 이 기술은 지난 2019년 12월 23일 국내 특허 등록이 됐다.
연구진은 가로세로 2㎝ 크기의 천에 고분자물질을 입혀 구부리고 눌러 측정한 결과 1μW의 전력을 만들어냈다. 고분자물질과 천이 잘 접착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1000회 이상 반복해도 성능에 이상이 없었다.
홍승범 교수는 이날 "티셔츠에 로고를 프린팅하듯 압력을 전기로 만드는 고분자물질 'VDF-TrFE'를 패브릭에 스며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10~120℃의 열을 가하면서 천에 로고 붙이듯 고분자 필름을 패브릭에 접착시켰다. 이때 고분자 필름 표면이 패브릭 표면에 빽빽이 접착돼 날실과 씨실 사이로 새어 나와 못과 같은 형태로 되어 높은 결합력을 갖게 된다. 이 핫프레싱은 높은 접착력을 얻을 수 있는 공정이다.
또 기존 내구성 테스트 방법인 굽힘 테스트와 새로 도입한 '표면 및 계면 절단 분석시스템(SAICAS)'을 이용해 패브릭과 고분자 필름이 잘 붙어 있는지를 측정했다.
SAICAS를 이용한 계면 결착력 분석은 칼날을 이용해 정량적 및 정성적으로 힘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측정법은 기존 방법들보다 훨씬 정확한 분석 기법으로 이번 실험에서 처음으로 웨어러블 소자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향후 고분자를 이용한 웨어러블 소자 내구성 테스트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패브릭과 고분자를 이용한 다른 소자의 제조 공정 및 분석에도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 연구팀 소속 김재규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DGIST 에너지공학전공 이용민 교수팀과 KAIST 신소재공학과 노광수·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 9월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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