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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거래 없어 편리하긴 한데… 대부분 카드 손님이라 글쎄" [현장르포]

미니스톱서 ‘거스름돈 계좌입금’ 해보니
통장 연동 현금카드 있어야 가능
아직 직원 숙지 잘 안돼 시간 걸려
코로나 장기화에 비접촉 거래 장점
카드·페이 결제 많아 실효성 의문

"동전거래 없어 편리하긴 한데… 대부분 카드 손님이라 글쎄" [현장르포]
한국은행은 한국미니스톱, 현대백화점, 이마트24 등 3개 유통업체와 함께 추진중인 거스름돈 계좌입금서비스를 지난 3일 한국미니스톱 전국 2570개점을 시작으로 도입했다. 지난 8일 서울시내 한 미니스톱 지점. 사진=조윤진 인턴기자
지난 8일 오전 서울 시내 미니스톱 한 지점에서 기자가 2+1 행사 상품을 구입한다. 1800원 어치 소액 상품이다. 현금 2000원을 내면서 거스름돈 계좌입금서비스를 요청한다. 편의점주는 해당 서비스에 대해 찾아보고나서 결제를 진행한다. 아직 익숙지 않은 모습이다. 기자가 카드 단말기에 현금 카드를 넣자 곧바로 거스름돈 200원이 입금된다. 입금 후에는 '거스름돈 현금IC계좌입금'이라고 적힌 영수증을 준다. 영수증에는 입금액과 은행, 계좌번호가 찍혀있다. 곧바로 기자의 계좌로 거스름돈 200원이 입금됐음을 확인했다.

지난 3일부터 미니스톱 전국 2570개점을 시작으로 도입된 거스름돈 계좌입금 서비스는 아직 가맹점주들에게도 익숙하지는 않았다. 시행 5일차인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미니스톱 직원은 "서비스를 알고는 있지만 사용한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며 "보통 카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계좌입금서비스가 또다른 불편한 절차나 번거로운 과정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었다. 일례로 서비스를 시행하는 은행의 계좌가 있다 하더라도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통장과 연동된 현금카드가 필요하다. 아직 이용가능한 금융사가 제한적인 점도 과제다. 해당서비스는 현재 12개 기관(농협, SC, 우리, 신한, 수협, 전북, 대구, 경남, 부산, 제주, 농·수협)이 발급한 현금카드를 통해 가능하며 연말까지 기업·하나·국민·산업·광주은행도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의나루역 인근 미니스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직원은 "카드를 제일 많이 쓰고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페이를 그 다음으로 많이 쓴다"며 "현금은 20~3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스톱은 이미 네이버페이를 제외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휴대폰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거스름돈을 편리하게 입금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었다. 해당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선택적으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 소비자는 "코로나19에 현금으로 거스름돈 받기가 꺼려졌는데 입금받으니까 좋다"며 "세일 기간에 복잡한 백화점에서 거스름돈 때문에 기다려야했는데 그렇지 않아도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잔돈 적립 서비스가 일부 편의점과 백화점을 대상으로만 추진되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현금 사용은 주로 전통시장이나 소매점·매장·슈퍼마켓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 이용자의 78.5%, 소매점·매장·슈퍼마켓 이용자의 41.6%가 현금을 사용했다. 반면 편의점은 31.4%만이 현금을 사용했고,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현금을 이용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계좌입금 서비스를 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15개점에 11월말 서비스가 시작되며, 아웃렛 8개점은 12월초 시작된다.
이마트24 5000개점도 12월초 서비스를 도입해 올해 말까지 거스름돈 계좌입금서비스가 도입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계좌입금 서비스는 하루 10만원 한도로 한 회당 만원까지 가능하다. 소액으로 아직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는 무료다.

조윤진 인턴기자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