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윤영찬 퇴직해서 AI 모른다? 재직시절 서비스 도입했다

설훈 "윤 의원 퇴사 뒤에 AI 새로 조정"
카카오 루빅스, 2015년 6월 시작
네이버 에어스, 2017년 2월 부분적용
윤영찬, 2017년 4월 文 캠프 이동
홍문표 "윤 의원, AI 움직일 능력 있어"

윤영찬 퇴직해서 AI 모른다? 재직시절 서비스 도입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파이낸셜뉴스]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을 놓고 보좌진과 나눈 문자 파장이 여전한 가운데 여야는 공방을 지속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자,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이 포털 메인뉴스 배치를 AI(인공지능)가 조정하는 것을 모를 수 없다는게 야당의 주장이다.

야당은 윤 의원이 관련 시스템을 움직일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인사라고 지적했으나, 여당은 윤 의원이 네이버를 퇴사한 이후 AI 기반 뉴스 편집방식이 적용됐다는 점을 근거로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 윤 의원이 네이버를 퇴사하기 2년 전에는 경쟁사였던 카카오가 AI 기반 뉴스 서비스 '루빅스(RUBICS)'를 적용했고, 윤 의원 퇴직 직전에는 네이버에서도 '에어스(AiRS)'로 뉴스추천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시작했다.

그럼에도 설훈 민주당 의원은 1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AI가 이것(뉴스편집)을 조정한다고 하니 가타부타할 조건이 아니다. 윤영찬 의원이 그것을 정확히 몰랐던 것 같다"며 "퇴사하고 난 뒤에 그런 사항을 새로 조정해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AI라는 인공지능. 그것도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윤영찬 의원은 움직일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러면 앞으로도 이런 문제를, 그동안에도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소상히 밝혀야 이 문제가 풀린다. 그냥 적당히 이것을 사과했으니까 넘어가자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제19대 대선이 있던 2017년 4월,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로 이동하기 한달 전까지 네이버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2015년 6월 카카오가 다음 뉴스에 실시간 이용자 반응형 추천 시스템 '루빅스'를 적용했고, 2017년 2월 네이버는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에어스'를 선보였다.

윤 의원의 경력으로 볼 때, 경쟁사라 해도 카카오의 뉴스편집 시스템을 이해할 시간이 충분했고 재직 과정에서 네이버의 뉴스편집 시스템 또한 충분히 숙지했을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다.

야당은 곧 다가올 국정감사를 통해 뉴스 알고리즘 실체를 파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여권의 기도대로 이번 사건을 흐지부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국감을 통해 대형 포털사 출신 인사들을 기용한 문재인 정권의 여론조작, '그들만의 알고리즘'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국민들께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 창업자였던 이재용 전 쏘카 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AI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규칙 기반의 AI는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며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