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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별천지, '울트라 부자' 천국 모나코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별천지, '울트라 부자' 천국 모나코
6월 5일(현지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 광장의 한가한 오후. 로이터뉴스1

프랑스령 리비에라의 작은 공국 모나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서 '울트라 부자'들의 별천지로 부상하고 있다.

몬테카를로 키지노가 폐쇄되고, 모나코의 도로를 질주하는 포뮬러원 자동차 경주도 중단된데다 국제 테니스 대회도 없고, 억만장자 구매자들을 위한 최신 슈퍼요트 전시회도 없지만 모나코는 울트라 부자들의 코로나19 도피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이하 현지시간) 관광에 의존하는 모나코 경제가 올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재정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울트라 부자들은 모나코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면적 2㎢의 이 작은 공국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울트라 부자들에게 안락한 도피처로 확실히 각인되고 있다.

수많은 초거대 부자들이 세금을 피해 새 보금자리로 정하고 있는 모나코에서는 관광산업 붕괴로 올해 경기침체가 떼 놓은 당상이지만 살인적인 가격의 고급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이 나라로 들어와 살려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사상최고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돈이 더 불어난 울트라 부유층이 모나코가 제공하는 안전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모나코는 강력한 경찰, 감시카메라, 금융자산 보호,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통해 코로나19의 도피처로 훌륭히 기능하고 있다.

철저한 감시 속에 코로나19 확산이 잘 차단될 뿐만 아니라 혹시 감염되더라도 확실하게 뛰어난 의료서비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점이 이 도시나라를 안전한 도피처로 만들고 있다.

이 부유한 외국인들은 인구 3만7000명의 모나코에서 편안하게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

에드몬드 디 로스칠트(로스차일드)의 모나코 지역 영업 책임자인 에르비 오디오니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주식거래가 평상시의 6배에 이르렀다면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거래규모라고 말했다.

모나코는 3월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봉쇄조처를 취한 바 있다.

모나코가 자랑하는 초호화 슈퍼요트도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이전에는 울트라 부자들의 과시용이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사무실, 가족 전체의 도피처 기능을 하면서 실용성이 함께 강조되고 있다.

모나코 요트클럽 사무총장인 베르나르 댈리산드리는 1주일 전세 비용이 최대 100만달러를 호가하는 지중해의 요트 전세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슈퍼요트 판매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청난 거금을 주고 슈퍼요트를 살 수 있는 울트라 부자들은 여전히 건재한데다 불확실한 시기에 '도피처'로 요트를 찾는 이들이 더해져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댈리산드리는 "이번 위기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요트는 다른 용도로 사용돼" '과시용' 구매에서 좀 더 실용적인 구매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요트가 사무실, 모든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거처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나코는 슈퍼 부자들의 정보기술(IT)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디지털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지노, 호텔 등 관광산업이 아닌 데이터 보안과 클라우드 서비스 등 IT로 산업의 중심축을 옮기는 작업이다.

구글, 아마존 출신으로 현재 모나코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프레데릭 겐타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지원을 바탕으로 모나코가 "국가 클라우드 망을 갖춘 최초의 유럽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