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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창의성 없는 과학창의재단

[기자수첩] 창의성 없는 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로 드러난 비리를 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로 사익추구를 위한 근무지 무단이탈, 법인카드 사적 사용,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사용자 직위 남용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났다. 그 결과 지난 7월 이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고 해임 1명 등 총 8명에게 징계 조치, 11명에게는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후 재단은 조향숙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며 비상임이사인 박성균 부산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이달까지 조직신뢰 회복 등의 내용이 담긴 혁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이 혁신하기에는 아직 멀어 보인다.

재단은 지난 11일 출입기자들에게 단체메일을 발송했다. 재단은 최근 재단의 문제점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것.

재단 관계자는 "재단을 불신하거나 부정하는 제보 얘기가 많이 돌고 있어 관련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기관의 문제점을 기자에게 전하는 제보는 상당수 내부인원이거나 기관 내부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한다. 과학창의재단도 최근 수년 동안 끊임없이 내부 제보자에 의해 비리 의혹과 관련된 기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즉 재단은 아직도 내부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내부자들의 제보가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혁신으로 거듭나기에 멀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재단에 정통한 이에 따르면 "수년 동안 이어진 사건 대부분이 내부의 반목과 갈등으로 출발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졌다"고 전했다. 그결과 지난 2014년부터 4명의 이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재단은 또 메일에서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로 인해 대다수의 직원들이 불안과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떠돌고 있는 제보를 들었다면, 정말 잘못된 내용이라면 공개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재단 직원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사실을 공유한다면 잘못된 제보가 이어질 리 없다.

직원 간 소통을 위한 노력도 없이 미리부터 외부를 탓하고 있는 것이다. 재단 내부의 문제를 기자들에게 전가하는 창의적인(?) 생각이 놀라울 뿐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