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2단계 첫날 서초동
카페 손님 대부분 테이크아웃.. 테이블 50개 중 3개만 차 있기도
인적 없는 PC방 불도 안 켜 깜깜
"먹거리도 못 팔아 남는 게 없어"
대형 헬스장엔 트레이너·직원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첫날인 14일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는 손님이 적어 한적하기만 했다. 사진=김나경 인턴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소재 한 대형 헬스장이 찾는 회원이 없어 썰렁하다. 사진=김나경 인턴기자
#1. "가게 열어도 연 게 아니에요. 팔·다리 자르고 전쟁터에 가는 심정으로 나왔습니다."
#2. "일단 거리두기가 완화돼서 다행이죠. 그런데 평소 같으면 한창 바쁠 시간인데도 손님이 없네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첫날인 14일 서울 서초동 일대 자영업자들은 "일단은 다행"이라고 하면서도 손님이 적어 임대료·인건비 등을 메우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카페·빙수점 여전히 한산… 다수는 테이크아웃
서초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매장 내 취식을 하는 손님들에게는 QR코드 인증을 하도록 했다. 매장 내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 일부를 매장 한편에 쌓아놓은 가운데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보통 테이크아웃만 해갈 뿐,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고 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인근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빙수 매장에도 테이블 50여개 중 3개에만 손님이 있었다. 매장 주인인 60대 김모씨는 "그저께 자기 전에 기도하고 잤는데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다행"이라며 "평소 같으면 단골손님이 많이 찾을 시간인데도 손님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2단계로 완화됐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다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대 손님 이모씨는 "그동안 개인 카페를 찾아다녀야 했는데 그런 불편함이 사라져 좋다"고 하면서도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감염 위험이 있는 대형 카페에 자주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PC방·헬스장도 마찬가지… "남는 게 없는 장사"
운영이 중단됐던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PC방, 실내체육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으며,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음식점도 시간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서초동 소재 180석 규모의 PC방에서는 손님이 한손에 꼽을 정도였다. 미성년자 출입과 음식 섭취는 당분간 금지돼 자판기는 물론 흡연실 사용도 불가능하다고 표시해놨다. 손님이 적어 일부 구역은 아예 불도 켜지 않았다.
PC방 매니저 반모씨는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됐지만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크다"며 "PC방 매출의 40%가 먹거리 판매에서 나오는데 지금은 음료수 하나도 못 파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남는 게 없는 장사지만 안 열 수는 없으니 문을 열었다"면서 "손님이 없으니 자연스레 거리두기가 되는 상황"이라고 씁쓸해했다.
다른 PC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PC방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형평성을 고려해 음식, 음료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주면 좋겠다"며 "임대료·관리비·인건비 등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오께 인근의 한 대형 헬스장은 댄스음악만 크게 들릴 뿐 운동하러 온 회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662㎡ 규모인 이곳에서는 트레이너와 직원을 제외하면 운동하는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30대 트레이너 정모씨는 "오전에도 헬스장을 찾은 회원들이 별로 없었고 기존 회원들이 운동을 잠시 쉰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규 문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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