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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구는 다시 시원해질 것"

"과학자들은 잘 몰라" 궤변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지구는 다시 시원해질 것"
강풍을 동반한 산불이 미국 서부해안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는 가운데 한 소방관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아카디아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산불로 다시 불거진 기후위기 경각심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주정부 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구는 다시 시원해질 것"이라면서 과학자들의 기후위기 경고는 '사기'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 서부해안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에 대해 이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기보다 잘못된 산림 관리에 그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온 상승 추세가 조만간 역전될 것이라면서 기후변화와 이번 산불 확산 최대 원인인 강한 바람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을 부인했다.

트럼프는 브리핑에서 "점점 시원해질 것이다-그저 지켜만 보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개빈 뉴섬 주지사도 배석한 이날 회동에서 한 주정부 관리가 "과학도 (트럼프의 주장에) 동의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기온 상승세가 멈추기를 그저 희망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곧바로 그의 말을 받아 "나는 과학이 실제로 (뭔가를) 알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 회의론을 재강조한 것이다.

강풍을 동반한 이번 캘리포니아 산불은 지구 온난화가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소 2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 캘리포니아부터 오리건, 워싱턴주에 이르는 서부해안을 훑으며 이 지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주민 수십만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고, 이들이 버리고 간 집들 대부분은 산불에 휩쓸렸다.

캘리포니아 산불은 11월 3일 미 대통령 선거를 앞 둔 선거 진영 간 공방으로도 번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가 과학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기후 방화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회피해 미국의 기온 상승을 불렀고, 결국 이번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을 일으킨 방화범이 트럼프라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에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은 앞으로 더 많은 산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얼마나 더 많은 교외 지역이 산불로 불타 없어지겠는가? 얼마나 많은 교외지역 주민들이 대피해야 하겠는가? 얼마나 많은 교외지역이 슈퍼강풍 속에 날아가겠느냐?"면서 "여러분들이 기후 방화범(climate arsonist)에게 백악관의 4년을 더 주게 된다면 미국이 더 많은 화염에 휩싸이더라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주자 가운데 하나인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와 공동대응에 가치를 두면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의견은 서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