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치킨 배달 중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의 딸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6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15분 현재, 해당 청원에는 60만 823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청원에 답변해야 한다.
자신을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A(54·남)씨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10일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가 가게 문을 닫고 나선 순간 119가 지나갔고 가게 근방에서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하셨다"고 사고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이어 "아버지는 책임감 때문에 가게 시작 후 늘 치킨을 직접 배달하셨다"며 "일평생 단 한번도 열심히 안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편도 2차로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치킨을 배달하다가 B(33·여)씨가 몰던 벤츠 차량에 치여 숨졌다. B씨의 차량은 중앙선을 넘었고,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A씨의 사고로 주문한 치킨을 받지 못한 손님이 배달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쓴 불만 글에 A씨의 딸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답변이 알려져 더 안타까움을 낳았다.
한 손님이 "배달 시간은 한참 지나고 연락은 받지도 오지도 않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하자 A씨의 딸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 딸이고요. 손님분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 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글을 남겼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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