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어 살찌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성지방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중성지방만 놓고 보면 인체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독성도 없고 1g당 약 9kcal 정도로 에너지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훌륭한 에너지 저장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성지방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문제가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24일 "고중성지방혈증은 평소 아무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췌장염이나 동맥경화를 유발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초기부터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성지방, 기름진 음식·음주가 영향
중성지방은 음식으로 섭취된 에너지로 일종의 에너지 저장고인 지방세포에 저장돼 있다가 칼로리 섭취가 부족한 경우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분해해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남자의 2명 중 1명, 여자의 3명 중 1명으로 매우 흔하다. 특히 중성지방이 높은 고중성지방혈증은 술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어 30~40대 남자 3명 중 1명이 해당되며 같은 연령대의 여자보다 남자가 4배 이상 많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 증가하거나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증가하거나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감소하는 세 가지 상태 중 한 가지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중성지방은 술이나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높아진다. 또 비만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중성지방이 높다.
■150mg/dL 이상이면 관리해야
고중성지방혈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혈액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중성지방 수치는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12시간 이상 금식하고 채혈해야 한다. 수치가 150mg/dL 미만인 경우 정상, 150~199 mg/dL인 경우 경계, 200mg/dL 이상인 경우에 높음, 500 mg/dL 이상인 경우는 매우 높음으로 진단한다.
혈액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혈관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입자를 작고 단단하게 변형시켜서 혈관을 잘 뚫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동맥경화증을 유발시켜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중 중성지방이 88mg/dL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22%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중성지방수치가 500mg/dl 이상 너무 높은 경우는 급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장에서 흡수한 지방은 주로 중성지방 형태로 혈액 내에 존재하고, 간이나 복부에 축적된다. 간내 지방량이 증가하면 간염 발생률도 높아질뿐더러 일부 환자에서는 간경변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고중성지방혈증은 다른 이상지질혈증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합병증으로 진행된 이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합병증이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평소 적절한 중성지방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중성지방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사요법, 운동요법, 체중조절의 생활습관개선이 중요하다.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약물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고중성지방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피브레이트 계열의 약물을 투여하거나 하루 2그램 이상의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게 된다.
적정 체중으로 체중감량을 하고, 기름지거나 탄수화물 많은 음식을 줄이고 금주를 통해 중성지방 수치가 잘 조절되면 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에너지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또 기름지거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도 조금만 섭취하도록 한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서 탄수화물 적정비율은 총 에너지의 55~65%로 권고하고 있다. 당류는 총 에너지의 10~20%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 알코올은 중성지방 생성효소를 증가시키고 분해효소는 억제하므로 자제하도록 한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은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이다.
흔히 생선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에는 리놀렌산, DHA, EPA가 있는데 그 중 EPA가 혈액의 중성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유산균도 지방량을 낮춰주고 장내 미생물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중성지방을 줄이는데 좋다. 이외에도 중등도 강도로 주 5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이나 고강도로 주 3회 2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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