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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이어 이상직도 떠났다…민주 '회피성 탈당' 방지책 마련

김홍걸 이어 이상직도 떠났다…민주 '회피성 탈당' 방지책 마련
대량해고 사태로 국민적 공분을 산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당 윤리감찰단 조사대상에 올라 제명 조치가 임박하자 스스로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을 해도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2020.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홍걸 이어 이상직도 떠났다…민주 '회피성 탈당' 방지책 마련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 에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홍걸 의원에 이어, 이스타항공 사태 책임론이 불거진 이상직 의원과도 결별했다. 모두 중대 의혹으로 당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역할을 하는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인물들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밥상머리 민심을 움직일 추석 연휴 직전 정리됐다는 데 안도하면서도 '꼬리 자르기'란 비판을 의식, 향후 이들의 복당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상직 의원은 전날(24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이상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탈당 의사를 밝했다. 앞서 윤리감찰단이 추석 연휴 전 '제명' 징계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자 스스로 탈당을 선택한 것이다. 탈당을 하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신분 유지가 가능하다.

이 의원의 탈당 발표는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 회부된 지 8일 만이자, 비례대표인 김홍걸 의원에 대한 당의 제명 결정이 내려진 지 6일 만이다. 김 의원은 총선 전 재산신고 당시 일부 재산을 누락한 정황이 드러난 데다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돼 윤리감찰단으로부터 제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최종 의결됐다.

문제는 김 의원 역시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모종의 공감대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 23일에는 이해충돌 의혹을 빚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탈당하며 의원직을 지켰다. 여야를 불문하고 당은 도덕성 논란을 털어내고, 당사자의 의원 신분은 유지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 의원은 "저에 관한 의혹을 소명하고 다시 되돌아오겠다"며 복당 의지를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민주당도 이 같은 비판을 인지하고 '징계회피성' 탈당자가 복당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윤리감찰단 규정에는 조사 과정에서 탈당한 경우에 대한 조항이 없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당 기강을 확립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세부 규정은 추후 당무위에서 논의할 내용으로, 복당 심사 시 일정 불이익을 주는 방안 거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리감찰단이 조사하던 이 의원 문제를 당 윤리심판원으로 회부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당규 윤리심판원 규정 제19조에 따르면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 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사실은 당원자격심사위에 통지하게 되고, 심사위는 해당자의 복당 등을 심사할 때 이를 반영하게 된다.

이는 민주당이 앞서 박덕흠 의원의 탈당을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던 만큼, 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전당대회 공약인 윤리감찰단을 신설하며 소속 의원과 주요 당직자의 부정부패 의혹에 엄격히 대처한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검찰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 15일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번 제명·탈당 조치에 따라 민주당 의석 수는 176석에서 174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 177석을 얻었으나,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빚은 양정숙 의원을 지난 4월 제명한 뒤 176석을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