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과 해외출국예정자 등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추석 연휴 3일 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60명대로 떨어지면서 확산세가 줄어든 가운데 연휴 이후가 가장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4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고향을 방문하거나 주요 여행지를 찾은 사람이 많아 언제든 확진자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방역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3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날(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중 53명은 지역사회 발생이다. 서울(9명)·경기(19명)·인천(4명) 등 수도권에서만 32명이 발생했다. 그 밖에 부산에서 16명, 인천과 경북에서 각 4명, 충남에서 1명이 발생했다.
해외유입 사례는 10명으로, 이 중 5명이 내국인으로 집계됐다. 검역 단계에서 6명이, 입국 후 자가격리 중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완치를 의미하는 격리해제는 67명 증가해 누적 2만1733명으로 늘었고, 1명이 추가 사망해 누적 사망자는 416명이다.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수도권의 '2차 대유행' 이후 한때 400명대 중반까지 급증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100명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의 고향 방문 및 여행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귀성객과 '추캉스'(추석과 바캉스를 합친 말) 인파가 상당하기 때문에 추석 이후 확산세가 향후 재확산세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귀성객과 '추캉스' 인파가 상당해 추석 연휴 이후 확진세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골프장 예약률이 80%에 달하는 등 제주에만 23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모여 접촉을 하게 되면 그만큼 감염 확산의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4월 말∼5월 초의 황금연휴와 8월 여름철 긴 휴가 뒤 확진자가 급증했던 전례도 있다.
방역당국은 특별방역기간인 오는 1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철저히 유지해 최대한 코로나19를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연휴 직후 이달 초까지의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가 결국 특별방역기간 이후의 거리두기 단계는 물론 더 나아가 향후의 코로나19 방역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발생 흐름을 보면 증감이 반복되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126명→110명→82명→70명→61명→110명→125명→114명→61명→95명→50명→38명→113명→77명 등으로, 며칠 두 자릿수 흐름이 이어진다 싶으면 다시 세 자릿수로 뛰는 식이다.
특히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발생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모양새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달 28∼29일(40명, 23명) 연속 50명 아래로 떨어지며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지표 중 하나인 '지역발생 50명 미만' 기준을 충족하기도 했지만, 이후 곧바로 93명, 67명 등으로 증가했다.
서울 도봉구의 정신과전문병원 '다나병원'에서는 지난달 28일 환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확진자가 속출해 현재까지 총 33명이 감염된 상태다. 이들은 모두 이 병원 입원 환자다. 부산 금정구 소재 '평강의원'과 관련해서도 의사, 물리치료사 등을 포함해 벌써 10명이 확진됐다. 전날에만 5명이 한꺼번에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데이케어센터와 주간보호센터 등도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예마루데이케어센터'의 경우 관련 확진자가 매일 1∼2명씩 잇따르며 현재까지 총 32명이 확진됐다. 확진자 중에는 센터 이용자는 물론 종사자, 가족, 지인, 사우나 이용자까지 있어 추가 전파 우려가 큰 상황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확산세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연휴가 끝난 이후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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