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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김홍도 ‘공원춘효도’ 68년만에 일반공개”

안산시 “김홍도 ‘공원춘효도’ 68년만에 일반공개”
단원 김홍도 ‘공원춘효도’. 사진제공=안산시

【파이낸셜뉴스 안산=강근주 기자】 “정말 어렵게 되찾은 단원 김홍도의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 봄날 새벽의 과거시험장)’를 하루빨리 시민에게 공개해, 안산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더욱 노력하겠다.”

윤화섭 시장은 3일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단원의 도시 안산이 수십 년 동안 해외에 떠돌던 김홍도 작품을 되찾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68년 만에 국내로 돌아온 단원의 공원춘효도가 안산시 품에 안기기까지, 그 여정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고 안산시는 밝혔다.

안산시는 9월22일 4억9000만원에 서울옥션으로부터 공원춘효도를 낙찰 받았다. 공원춘효도는 6·25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부산에 머물던 한 미군이 구매해 본국으로 가져가면서 50년 넘게 존재 미상이었다. 2005년 미국의 한 골동품상에게 넘어간 뒤 2007년 정병모 경주대 교수에게 감정 의뢰가 들어오면서 공원춘효도 존재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화재 반환은 13년 만인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안산시는 올해 1월 안산예총과 사랑의종신기부운동본부, 정병모 교수 등과 함께 공원춘효도 반환을 위한 구체적인 미국 방문계획 및 예산확보 방안을 구상했다.

2007년 소장자를 만났던 정병모 교수는 여러 기억에 의존해 미국 현지로 전화를 걸어 소장자를 찾기 시작했고, 13년 전 소장자가 감정의뢰를 위해 보내온 이메일 주소를 찾아내 간신히 연락이 닿았다.

소장자는 당시 감정의뢰와 함께 미국현지 미술관 등에 팔려고 했으나, 다행히 계속 소유하고 있었다. 안산시와 정병모 교수는 이후 이메일을 통해 매매 의향을 묻는 등 한국으로 환수 의지를 전달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19 사태가 걸림돌이 됐고, 미국 방문도 보류돼 난항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소장자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지난달 전해지면서 구매 시간이 촉박해졌다. 게다가 안산시는 가격협상과 실물 확인도 하지 못한 상황이라 당장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웠다.

코로나19 종식 또는 믿을만한 중개인 등장이 필요하던 차에 미국 현지 직원이 있는 서울옥션과 연계됐다. 이를 통해 작품 확인 및 작품 구매절차가 신속히 이뤄졌고, 국내에서 경매가 열려 결국 안산시가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이로써 안산시는 공원춘효도를 비롯해 사슴과 동자, 화조도, 임수간운도, 대관령, 신광사 가는길, 여동빈도 등 단원 작품 7점을 비롯해 그의 아들 김양기, 스승 강세황, 심사정, 최북, 허필 작품 등 23점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고미술품은 향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상설전시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단원 작품 중 유일하게 과거시험장을 소재로 한 공원춘효도 상단에는 스승 강세황의 평이 담겨있는 등 조선후기 혼잡한 과거장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역사자료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