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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낫지 않은 채 사흘만에 퇴원한 트럼프, 마스크부터 벗었다

백악관 격리 상태서 업무
의료진 만류에도 정치적 결정
'코로나 극복' 선거전 활용

다 낫지 않은 채 사흘만에 퇴원한 트럼프, 마스크부터 벗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퇴원 이후 워싱턴DC 백악관에 복귀하자 마자 마스크를 벗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 하지 말라"며 자신이 치료 덕분에 "20년 전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군병원에 입원한지 사흘만인 5일(현지기간) 조기 퇴원해 백악관으로 재입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치 되지 않은 상태로 백악관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업무를 볼 예정이다.

조기 퇴원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오는 11월 3일 재선용으로 삼으려는 모양새다. 한달도 남지 않은 미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뒤진 지지율을 역전 시키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조기 퇴원이라는 평가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했던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소재 월터 리드 군병원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주먹과 엄지 손가락을 보인 후 차량으로 이동해 전용헬기에 탑승했다.

퇴원하기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20년전 보다도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리드 병원을 출발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트위터로 곧 유세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최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세라는 여론 조사를 일축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도착 직후 발코니에 나와 마스크를 벗은채 전용헬기 해병1호기와 장병들에게 경례를 했다. 또 새로 공개한 동영상에서 선거 운동에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완치 못한 상태로 퇴원


하지만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에 힘이 있었지만 평상시에 비해 숨을 깊이 쉬는 것 같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의료진 관계자는 입원 중 한때 혈중 산소 농도가 크게 떨어졌던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전 97%로 정상을 보였으며 심장 맥박수는 분당 68회로 호흡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전에 네번째 렘데시비르 투약을 받았으며 6일 마지막 투약이 예정돼 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부부는 백악관 안에서도 격리 생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성 반응으로 백악관에서 격리해온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는 트위터로 의료진과 지지자들의 성원에 감사를 나타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주일 정도는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원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4세 고령에 과체중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양호하다면서도 "아직 완전히 위기를 벗어난 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7~10일에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도 있다는 것이다.

조기 퇴원이 의료진보다 대통령 자신이나 보좌관들이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으로 입원했다 불과 사흘 만에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재선 캠페인에 이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승리 위해 조기 퇴원 강행


트럼프 재선 캠프 측은 코로나19를 직접 겪어본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보다 낫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중국 바이러스에서 살아남은 무적의 영웅'으로 표현하는 뉴욕포스트의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기사를 쓴 기자에게 "고맙다"면서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의 에린 페린 공보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직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보다 유리하다"며 "경험은 항상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꾼다"고 말했다.

페린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도 겪었고 대통령과 사업가로서의 경험도 갖추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는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백악관 기프트숍에선 "트럼프, 코로나19 물리치다(Trump defeats COVID)"라고 적힌 100달러(약 11만6000원)짜리 기념주화 사전판매에 들어갔다. 오는 14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주화 디자인은 백악관 기프트숍 회장인 앤서니 지아니니가 했다. 지아니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웅적 찬사를 늘어놨다.

그는 기념주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치명적인 코로나19 팬데믹 바이러스에 대한 지배와 격퇴를 나타내는 일련의 작품 중 가장 최근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