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국 정부가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탄압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날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자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무슬림 소수민족 위구르를 억누른다며 보이콧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은 "심각하고도 참혹한 인권침해엔 증거가 있다는 게 명백하다"면서 "스포츠와 외교·정치는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내에서 분리 독립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소수민족 거주지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이곳에 이른바 '재교육 캠프'로 불리는 정치범 수용소를 지어 위구르족 등 최소 100만명의 소수민족을 강제수용·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재교육 캠프'는 직업훈련시설일 뿐이라며 소수민족 탄압 의혹을 일관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라브 장관은 위구르족에 대한 감금, 차별대우, 인구증가 억제를 위한 불임 강요 등은 영국이 단순히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앞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중국의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추가적인 대응 조치도 검토해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이 올림픽 불참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영국은 독일 나치 정권 하에서 열린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과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직후 개막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등 그동안 정치·외교적 이유로 각국이 보이콧 의사를 밝혔던 올림픽에도 모두 선수단을 파견했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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