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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기준 3억' 그대로 두고 가족합산 대신 개인별 검토 [2020 국정감사]

洪부총리 "과세형평 차원 도입"
여야 모두 '재정준칙' 비판에도
"국가채무 때문에 지금 필요"

'대주주 기준 3억' 그대로 두고 가족합산 대신 개인별 검토 [2020 국정감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재정준칙 적절성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4월부터 3억원으로 하향되는 대주주 요건에 대한 반발이 크자, 정부가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가족 합산'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투자자들은 가족 합산 규정 완화뿐만 아니라 대주주 기준액 자체를 낮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한국형 재정준칙의 시점과 내용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홍남기 "대주주 요건, 완화 검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여부 판단에 대해)시중에서 전문가 의견이 제기돼 가족 합산을 인별 기준으로 바꾸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은 주식 보유액은 주주 당사자는 물론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배우자와 부모·조부모·외조부모·자녀·친손자·외손자 등 직계존비속, 그 외 경영지배 관계 법인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해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만 논란이 됐던 3억원 하향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홍 부총리는 "3억원 요건에 대해 주변에서 의견을 많이 들었다"면서 "대주주 요건 완화는 세금을 증세한다는 취지보다는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과세형평 차원에서 도입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액수 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입법 취지에 따라 당분간 그 입장을 가져가야 한다"며 "원칙적으로는 기존에 정해진 정책 방향을 지켜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이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대주주 판단 기준일인 올해 연말 기준으로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내년 4월부터 양도차익의 22∼33%(기본 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유지하고 가족 합산만 바꿀 경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중론이다. 대주주 판단 기준은 연말에 주식 보유 여부로 판단해, '개미'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가 3조8275억원을 순매도해 7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 보유액 기준이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내려간 까닭이다. 올해 연말에는 3억원으로 대폭 내려가 매도 행렬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 국감은 '준칙국감'?


이번 기재위에서는 지난 5일 발표된 재정준칙과 관련된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홍 부총리는 "재정준칙 설정은 지금 필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된 재정준칙과 관련해 '굳이 지금 했어야했냐'는 질타를 이어갔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기재정은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시기에 굳이 재정준칙 만든 이유가 이상하다"고 따지자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면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준칙은 필요하다"며 "주요 선진국도 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준칙을 만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유예기간도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실상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국가채무비율이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채무보다는 경기침체를 더 걱정해야하는거 아니냐"라고 질의하자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과거 속도와 비교하면 완만하다고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준칙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재정준칙은 국가채무비율 GDP 대비 60%, 통합재정수지 -3% 중 하나만 기준을 만족해도 준수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고무줄 준칙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받아쳤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재정준칙대로라면 국가채무비율이 120%가 되면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1.5가 돼야 1 이하가 된다"며 "재정을 펑펑 쓰라는 괴물 같은 산식"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의원님 기재부 차관도 하셔서 이런 지적이 의아스럽다"며 "재정준칙 산식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고, 저희가 5년마다 점검하기 때문에 그런 가정은 현실적으로 벌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오은선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