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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나오나..'통상' 유명희 vs.'정치력' 오콘조

결선 진출… 11월 중에 윤곽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나오나..'통상' 유명희 vs.'정치력' 오콘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나오나..'통상' 유명희 vs.'정치력' 오콘조
오콘조이웨알라 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에 진출했다. 예상대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둘 다 여성 후보다. 누가 이기든 내달 중 역사상 첫 여성 WTO 사무총장이 탄생한다. 두 후보의 각자 장점이 명확하고, 지지세력이 달라 접전이 예상된다. 다수결 탈락 방식의 1, 2차 라운드와 달리 결선은 컨센서스(합의) 방식이어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유명희, 아프리카 후보와 결선

8일(현지시간)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이날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2차 라운드 선거(9월 24일~10월 6일) 결과, 5명의 후보자 중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WTO 사무국은 결선인 3차 라운드를 선출 시한인 내달 7일 전까지 진행한다.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대상으로 WTO 164개 회원국에 최종 선호도를 묻는다. 컨센서스 방식으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 추대한다. WTO 사무국은 최종 라운드의 구체적인 일정은 회원국들과 협의를 거쳐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2차 라운드는 유 본부장이 불리한 여건이었다. 인물(능력)보다는 아프리카, 영국연방 등 지역 또는 역사적 연고를 기반으로 지지표가 결집하는 특성상 유 본부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유 본부장은 유럽,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중앙아시아 지역 등 상당히 지역별로 고르게 WTO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경험 풍부, WTO 개혁 적임"

유 본부장은 "위기에 직면한 WTO 체제를 정비하고 WTO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 유세를 해왔다. 그가 밝힌 포부는 △WTO 국제공조기능 복원 △다자무역체제 정상화 △WTO의 지속가능한 포용적 국제기구 재정립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WTO 내에서 중립적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유 본부장은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25년간 쌓아온 통상분야 전문성이 강점이다. 회원국들이 WTO 개혁을 이끌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다. 또 유 본부장은 선진국·개도국과의 다양한 협상을 이끌고 타결한 경험이 많다. 이때 구축한 신뢰와 리더십도 그의 상당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추대방식 결선…강대국 합의가 관건

유 본부장은 결선(3차 라운드)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맞붙는다. 오콘조이웨알라도 애초부터 유력 후보로 꼽힌 인물이다. 경력 또한 화려하다. 아프리카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의 재무장관,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세계은행에서 핵심요직인 전무까지 역임하며 25년을 일했다. 국제적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높다. 오콘조이웨알라는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반(反)한국'을 천명한 일본의 지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라운드는 이달 하순부터 내달 초까지 진행된다.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를 지지(선호)할 수 있다. 다수결로 판가름이 나지만, 컨센서스 방식의 추대다. 미국·중국·유럽·일본·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의 합의가 필수다.

유럽 국가들의 지지가 판세를 가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2차 라운드까지 유럽은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다. 유럽이 최종 결선에서 전통적 우호국이자 한번도 WTO 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아프리카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부 유럽국가가 균형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 한국을 지지할 수도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