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에서는 2020년 우리말 사랑꾼으로 농촌진흥청 대변인 성제훈과 서울대 재활의학과 교수 정선근을, 해침꾼에 문화방송 예능 <구해줘! 홈즈>를 뽑았다.
농촌진흥청 성제훈 대변인은 2003년부터 직장 동료에게 우리말을 쓰자는 취지로 우리말 상식을 담은 '우리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해 현재는 수만 명에게 '우리말 편지'를 보내고 있다. 또 여러 공공기관에서 '우리말 바로 쓰기' 강의를 하고, 소속 부서에서 쓰는 경조사 봉투의 한자를 한글로 바꾸어 새기는 활동을 해왔다. 공공기관에 알기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를 퍼트린 활동을 높이 사서 사랑꾼으로 뽑았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울산시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한글 멋글씨 대한민국 공모전 수상작을 감상하고 있다. 울산시는 한글날과 외솔 최현배 선생의 서거 50주년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중구 원도심 일원(동헌, 문화의 거리, 젊음의 거리)과 외솔기념관에서 '2020 외솔 한글한마당'을 개최한다. 2020.10.8/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영어로 된 운동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운동 정보를 제공해왔다. 책과 유튜브에서 '푸시업', '풀업', '레그프레스' 대신 '팔굽혀펴기', '턱걸이', '다리로 밀기' 등 알기 쉬운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흔히 영어로 쓰이는 운동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서 국민 누구나 운동 정보를 쉽게 이해하게 하는 데 공이 컸다.
우리말 해침꾼으로 뽑힌 문화방송의 <구해줘! 홈즈>는 시청자가 의뢰한 집을 찾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집에 'OOO하우스'라는 별칭을 붙이고 용도에 따라 방을 '드레스룸', '다이닝룸', '메인룸' 등으로 소개하며 'OOO하우스'와 'OOO룸'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왔다. '집', '옷 방', '주방', '안방' 등 우리말이 이미 있음에도 외국어를 고집하는 명백한 외국어 남용이다.
'예산 절감'이라는 뜻으로 '세이브'를, 마지막에 장점을 소개하는 것을 최후의 '어필'이라고 표현한다. 한글문화연대는 또 "나무 소재를 '우드'로, 하얀색을 '화이트', '올화이트', '화이트톤'으로, 색상을 '컬러'라고 하기 일쑤이며 창밖의 풍경을 '마운틴뷰', '시티뷰' 등으로 표현하는 등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에 앞장섰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남녀노소가 보는 지상파 방송에서 외국어를 남용하고 널리 퍼트리는 일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우리말 해침꾼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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