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보수단체 "시위 안 해" 입장에 차벽 푼 경찰··· 시민은 '만족'

10일 광화문 일대 골목 차벽 봉쇄 없어
일부 집회 예고됐지만 다수 집결 없을 듯

보수단체 "시위 안 해" 입장에 차벽 푼 경찰··· 시민은 '만족'
지난 3일 오후 대한민국애국순찰팀이 주최하는 차량시위가 서울 서초구 조국 전 장관 자택 인근에서 열려 현정부 비판 문구를 붙인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서행하고 있다. 10일에도 도심 여러곳에서 차량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보수집회 차단을 위한 차벽 원천봉쇄를 풀며 도심 상점들의 불편이 크게 완화됐다. 정부의 엄정한 대응방침에 따라 보수단체의 대규모 불법집회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글날 연휴 이틀째인 10일 서울 도심은 평소와 다름없이 시민들의 통행이 자유롭게 이어지고 있다. 한글날 당일까지 광화문 광장은 물론 일대 골목의 통행을 차단한 경찰은 10일부터는 차벽 설치를 크게 줄인 상황이다. 동원된 경력도 대폭 축소됐다.

당초 1000여명 규모 집회를 신고했던 보수단체들이 경찰 금지통고를 받아들이며 집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일부 보수단체의 미신고 기습시위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일부 단체가 신고 없이 다중 집회를 열 경우 경찰과 방역당국이 관용 없는 엄정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도심을 찾는 시민들은 큰 불편 없이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개천절과 한글날의 경우엔 일대 골목까지 경찰버스와 바리케이트 등을 동원해 봉쇄한 탓에 지역주민과 인근 직장인이 아닌 경우 이동이 불가능했다. 일대 지하철역까지 무정차로 운행돼 상인들은 매출 피해도 받았다.

시민들은 보수단체 대규모 시위가 없을 것이란 소식을 두팔 벌려 환영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낮아질 뿐더러 시민들이 미술관과 박물관 등이 다수 위치한 일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이유다.

한글날 연휴를 맞아 서울을 찾았다는 부산시민 김지환씨(36)와 윤모씨(27·여) 부부도 세종대로 일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김씨는 "아내가 원래 서울사람인데 세종대로 사거리랑 덕수궁 일대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며 "모처럼 서울에 왔는데 집회 때문에 갈 수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큰 집회가 없을 거라고 해 다행"이라고 털어놨다.

윤씨 역시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조심하고 있는데 집회를 여는 건 민폐"라며 "정치색깔 상관 없이 모두가 합심해서 위기를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일에도 10인 미만의 소규모 집회 20여건이 도심에서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새한국)은 이날 오후 도심 여러 곳에서 각 차량 9대 규모로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개천절 차량집회와 마찬가지로 일부 차선에서 서행하며 경적을 울리는 집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일부 보수단체의 집회도 예고돼 있으나 참가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혹시 모를 인파 집결에 대비해 현장에 경력을 파견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도 방역당국과 협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감염병 확산 위험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