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도쿄만 따라 북상
지난 6월 도쿄만 입구인 미우라시에서 신고
10월들어 도쿄만 중턱 요코하마서도 속출
대지진 전조설, 해양 오염설 등 제기
【도쿄=조은효 특파원】 12일 오후 도쿄 인근 JR요코하마역 구내와 역주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일본 경찰과 소방당국에 빗발쳤다. 지난 6월 도쿄만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가나가와현 미우라시와 요코스카시에서 시작된 가스 냄새가 최근 도쿄만의 중턱인 요코하마에서도 나타나면서, "땅 속에서 가스가 올라오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대지진 전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수도 도쿄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요코하마시가 속한 가나가와현에서는 최근 몇 달간 악취를 호소하는 신고가 잇따르자, 원인 조사에 나선 상태다. 현재까지 냄새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6월 가나가와현 미우라시와 요코즈카시에서는 '가스 냄새', '생선 썩는 냄새', '고무 타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는 119신고가 최근까지 300여건 이상 접수됐다. 이어 이달 3에 요코하마에서도 신고가 본격화되며, 이날 요코하마역사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정체불명의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속출했다.
일본 트위터, 야후 재팬 등에서는 미우라시에서 시작된 냄새가 요코하마로 '북상'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냄새의 원인은 해양 오염설, 대지진 전조설, 독가스 테러 또는 화학공장의 가스 유출 가능성 등이 거론되나,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플랑크톤이 분해되면서 나는 냄새라는 등 해양 오염으로 인해 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단층의 이동으로 지각의 가스가 올라왔을 것이란 이른바 대지진 전조설도 나오고 있다. 실제 1923년 관동대지진, 1995년 고베대지진 때도 악취 소동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지진와 냄새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일본의 저명한 지진학자인 다카하시 마나부 리츠메이칸대 특임교수는 지난 6월 중순 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의 인터넷판인 뉴스포스트세븐에 이 정체 불명의 냄새에 대해 "거대한 지진의 전조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지진발생 전이나 사면붕괴 전에 확인되는 현상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진이 발생하기 몇 달 전 부터 지반이 갈라지거나 지각판(플레이트)끼리 접한 부분이 떨어져나가는 등의 현상이 지하에서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5년 옴진리교에 의한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며,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어느 쪽이든, 냄새가 발생한 지 4개월이 다 돼 가고 있어, 일본 정부가 신속히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