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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가세한 보험시장… 공정한 경쟁환경부터 만들어야" [제13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패널토론
온라인 보험플랫폼 등장으로
고객편의 측면에선 좋아졌지만
우월적 지위 남용할 우려 있어
수수료 통제 등 안전장치 마련을
아날로그형 규제 머문 보험업법
디지털 환경에 걸맞은 변화 필요

"빅테크 가세한 보험시장… 공정한 경쟁환경부터 만들어야" [제13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은 공동으로 1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팬데믹 시대 보험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로 제13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장동한 한국보험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 회장, 오준석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대표,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한구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상무. 사진=박범준 기자
코로나19 이후 보험산업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언택트(비대면) 환경에 알맞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함께 디지털 환경을 반영한 보험업법 개정 등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디지털 시대에 알맞은 법 개정과 빅테크 체계 등 공정한 경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15일 '팬데믹 시대 보험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3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팬데믹 시대 보험산업이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장동한 한국보험학회 회장(건국대 교수)은 "팬데믹 위기에서 리스크 관리 사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련 사업의 대표적인 예로 보험산업 역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참석자들은 보험산업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팬데믹 위기에서 방역의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산업이 신뢰회복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보험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고객을 고도화하면서 조직철학을 재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험 환경에 대한 제도정비 필요성도 언급됐다. 강한구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은 "보험산업의 판매채널 다양화와 제도 유연화에 감독당국도 관심이 많다"며 "현재 보험업법은 아날로그형 규제로 디지털에 맞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에 대응한 공정경쟁 기반을 조성하되 무조건적 규제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강 국장은 "현재 유럽이나 영국은 법적으로 온라인보험 활성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시행 중"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가 디지털금융협의체를 구성해 온라인보험 사업자도 참여 중이며 이를 통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등장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얼마 전 울산에서도 주상복합아파트에 화재가 났다. 하지만 화재보험이 단체보험으로 가입돼 전체 건물이나 신체배상 등만 보상이 된다"며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가입하고 싶어도 판로도 여의치 않다. 만약 빅테크가 보험회사랑 연결된다면 원하는 특약에 쉽게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러가지 보험 특약은 소비자들이 일일이 따지기 어렵지만 빅테크와 연결되면 소비자가 그 안에 들어가서 자기가 필요한 특약이나 상품만 골라서 직접 설계하는 방식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공정한 경쟁환경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 국장은 "네이버, 토스, 카카오 쪽의 보험산업 진출에 대해 당장 현실적인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 채널이 들어오면 편의가 높아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수수료 문제가 있어 일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방지를 할 수 있느냐의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적절한 경쟁환경과 긍정적 시장여건을 마련해 빅테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빅테크는 잘못하면 소비자에게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비슷한 사례가 방카슈랑스다. 방카슈랑스에서도 적절한 수수료 통제가 있다"고 동의했다.

장기적으로는 산업환경과 규제여건 변화 속에 보험산업 재편도 전망됐다. 이 상무는 "제가 입사할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임원교류로 생명 임원들이 화재로 가면서 화재에 설계사가 도입됐고, 이후 삼성화재 점유율은 3년 만에 25~30%로 올랐다"며 "현재도 그 점유율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시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한 사례다. 코로나 시대가 제가 예로 든 변화의 기점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변화에 대응한 회사는 수익을 얻고, 그러지 못한 회사는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준석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대표도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본다"며 "기존에 있는 상품, 채널, 서비스에 계속해서 경쟁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상품 등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경쟁사와도 시너지를 위한 교류를 할 수 있는 모델을 택하려고 한다. 여기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석근 팀장 임광복 이병철 차장 연지안 윤지영 최경식 이용안 기자 김나경 김지환 김태일 조윤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