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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폭로편지' 신빙성 있나…당사자들 "소설에 불과"

김봉현 "검사 술접대·로비 명목 돈 전달" 문건 거론 '지검장' "구속영장 바로 청구" A변호사 "소설 같은 이야기" 정면 반박 남부지검 "사실관계 파악 후 필요 조치"

'김봉현 폭로편지' 신빙성 있나…당사자들 "소설에 불과"
[서울=뉴시스]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이 자필 형태의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2020.10.16.
[서울=뉴시스] 오제일 김재환 이창환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조계에 로비를 했다는 취지 문서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서가 양심 고백 형식으로 쓰였지만 당사자들이 모두 고개를 젓고 있어 신빙성 부분은 추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김 전 회장 측은 지난 16일 '사건개요정리' 문서를 공개, 자신의 사건 무마 등을 위해 법조계에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건너간 돈의 액수,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 배경 등이 적혔다. 문서는 지난달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7월께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기록됐다. 그리고 이 3명 중 1명이 이후 라임 수사팀에 들어왔다고도 했다.

'2019. 12월 수원사건 관련 5천지급(○○지검장 로비 명목)'이라는 내용이 '경찰 영장 청구 무마용' 목적이었으며 실제 영장 청구가 미뤄졌다는 취지도 담겼다. 로비가 일부 효과를 봤다는 취지다.

A변호사의 경우 '소위 말하는 윤석열 사단'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사건 담당 주임검사' 등 유추할 수 있는 배경이 거론됐다. 선임계약서 없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들의 이름도 적힌 듯 하지만, 실명은 가려진 채 공개됐다.

하지만 일부 사실 관계는 달리 적혔다. A변호사를 설명하는 수식어로 '현 정부 들어서 문 총장 청문회 신상팀장'이라고 쓰였지만, 당시 신상팀장은 현직으로 검찰에서 근무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김 전 회장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A변호사는 선임계를 내고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한 것이고 검사를 상대로 한 유흥업소 접대 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술자리가 2019년 7월이라고 하는데 라임수사팀은 지난 2월에 만들어졌다. 7개월 전에 라임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수사팀이 만들어지고 그 중에 한 명이 거기 가게 되겠는가"라며 "소설이다. 김 전 회장이 도망을 안 갔으면 수사팀도 안 만들어졌을 텐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문건 내용을 통해 지목된 B 당시 지검장은 "김 전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 12월 중순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사건은 라임 사건과 무관하다"며 "(김 전 회장이)사기꾼 같은 브로커한테 돈을 뜯겼는지는 모르지만, 담당 검사 외에 누구한테도 김 전 회장 관련된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초동 변호사는 "금융 범죄 혐의로 수감된 피고인의 말을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이뤄져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검사는 "폭로 내용뿐만 아니라 폭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라임 사건 수사 끝에 김 전 회장을 재판에 넘긴 서울남부지검은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이라며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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