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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기본소득제 대혼란

[파이낸셜뉴스]
스페인, 기본소득제 대혼란
기본소득제 도입 후폭풍으로 스페인 빈곤층의 삶이 일시적으로 더 궁핍해진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코로나19로 텅 빈 바르셀로나 시장에서 한 가게 앞에 서 있다.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유럽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큰 나라다. 사진=AP뉴시스

스페인이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면서 밀려드는 신청자들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신청자 수가 100만명을 넘을 정도로 폭증해 이들은 기본소득을 받는데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게 됐다.

기본소득제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개월전 스페인에서 최소소득보장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신청자 수는 100만명이 넘어 담당 공무원들이 이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금까지 신청자 가운데 절반만 진행이 이뤄졌다면서 약 13만6000가구가 수일 안에 수당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기본소득인 최저소득보장 수급 자격이 있는 가계가 85만가구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 6월 정부의 기본소득제 도입을 지지하며 입법을 도왔던 중도우파 야당 인민당은 행정이 '혼돈(카오스)' 상태라면서 이같은 행정난맥상으로 '특히 취약한 수천 가구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인민당은 최저소득보장 지급 정체가 다른 복지 수당 지급도 늦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수당 지급이 제한적이고 늦춰지게 된 것은 행정력 부족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면서 곧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도입된 스페인의 기본소득제인 최저소득보장 제도는 스페인 빈곤층 230만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가구당 461~1015유로를 지급한다.

가구내 성인, 아동 수에 따라 14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적으로 지급된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이끌어낸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 스페인 복지부 장관은 매년 연금 신청자 수 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이 제도 수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회당과 급진좌파 포데모스 연정이 인민당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페인은 올해 유럽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극심한 곳 가운데 하나로 정부 추산으로 국내총생산(GDP)이 11.2%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마이너스(-)12.8%를 전망하고 있다.

인민당 등 야당은 극심한 코로나19 충격을 감안해 지금은 일단 기본소득제를 미루고 시급한 단기 빈곤 구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연립 정부는 고심 끝에 기본소득제 도입을 촉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