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시애틀 총영사관에 부임한 A 영사가 공관 내 행정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고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는 등 상식 밖의 발언을 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외교부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통해 확보한 내용에 따르면 주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공무원 A 영사는 지난 2019년 주시애틀 총영사관으로 부임한 이후 이 같은 폭언을 했음에도 징계는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A 영사는 인육을 먹어보고 싶다는 비정상적인 발언 외에도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한국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망언을 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행정직원들을 겁박한 정황도 나왔다.
A 영사는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는 등 평상시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실은 "외교부 감사관실은 양측간 주장이 상반되고 녹취 등 증빙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폭언 2건과 부적절한 발언 1건에 대한 사실관계만 인정하고 장관 명의 경고 조치라는 경미한 수준의 징계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의 발언과 관련된 질문에 "제보가 있었고, 제보 내용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했다"며 "정밀 조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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