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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원금 뿌리던 정부, 기안기금 집행 속도낼까?

 KDI "코로나발 일자리충격, 교역산업 지켜라"

[파이낸셜뉴스] 코로나발 고용충격에 직면한 정부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제언을 받아들여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집행에 속도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DI는 코로나발 고용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고용승수가 높은 '교역산업'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첨단 제조업 등 지식산업 일자리 1개가 코로나로 일자리가 급감한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지역서비스업 일자리 3.2개를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21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551만5000명으로 7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대비 43만2000명이 줄어들었고, 2013년 3월 549만9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탓에 음식점, PC방, 노래방 등 지역서비스업 자영업자들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정해진 시간에만 영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 지역서비스업 종사자에 직접 지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4차 추경에 반영된 긴급고용안정 패키지 지원을 마무리하며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며 "30여만개의 4·4분기 채용계획 일자리를 신속히 추진하는 등 고용의 유지와 일자리 창출 속도를 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11월 중 소득이 감소한 법인택시 기사, 특고·프리랜서 등에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고용지원금 뿌리던 정부, 기안기금 집행 속도낼까?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고용충격을 줄이려면 지역서비스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단 고용승수 효과가 높은 교역산업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역산업은 첨단 제조업 같은 지식산업을 말한다. KDI는 교역산업 일자리 1개가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3.2개를 만들어낸다고 분석했다. 이종관 KDI 연구위원은 "교역산업 근로자 증가는 저숙련 서비스업 뿐 아니라 금융업, 법률서비스 등 고숙련 서비스업 일자리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 제언과 달리 현재 정부 재정집행은 지역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 반면 교역산업이라 할 수 있는 항공업·해운업·자동차업 등 9개 업종 기업에 지원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집행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기안기금 운용을 맡은 기안기금운용심의위원회는 전날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의결했다. 지난 5월 가동된 기안기금의 지원 1호 기업이다. 정부가 앞서 40조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조성했지만, 기금 지원 신청 문턱을 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인 기업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