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리튬 채굴지로 확보한 미국 네바다주 리노 인근 지역. 채굴지 준비를 위한 굴삭 작업으로 희귀종인 야생꽃들이 파헤쳐져 환경보호주의자들이 미 연방정부에 보호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AP뉴시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리튬을 직접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테슬라가 네바다주에 4000ha를 확보해 리튬을 추출하고 텍사스주에 정제 공장을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열린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최대 리튬 채굴업체인 리벤트와 얼버머를의 임원들에게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머스크의 통보는 사실상 두 생산업체와 경쟁을 예고한 것으로 다음날 리벤트와 얼버머를의 주가가 폭락했으며 두 기업은 합쳐서 시총 17억달러(약 1조9200억원)를 잃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기존의 리튬 생산업체들을 위협까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5개 업체에 증산을 압력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대당 2만5000달러(약 2830만원)인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와 경쟁하기 위해 배터리 가격 절반 인하를 추진해왔다.
리튬 생산업체들은 지난 3년동안 가격 하락으로 인해 고전해왔다. 테슬라로써는 추가 투자없이는 리튬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에 직면할 수 있다.
씨티그룹은 테슬라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생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리튬 산업이 현재 보다 8배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미국 생산업체 피드먼트 리튬은 테슬라가 중국 외에는 수산화리튬을 얼버머를과 리벤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나 이들 업체 모두 생산 능력이 제자리여서 테슬라의 생산 참여로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머스크는 텍사스 공장에서 정제할 경우 두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 가격을 현재보다 33% 더 저렴해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업계 컨설팅 전문가 조 라우리는 고품질의 리튬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테슬라가 리튬 생산 및 정제 계획, 특히 네바다주의 점토에서 리튬을 얻는 것으로는 수요의 일부만 충족시키는데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얼버머를의 켄트 매스터스 CEO도 네바다주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호주나 칠레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도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네바다주에서 리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방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며 절차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스 이사는 머스크 CEO의 계획은 미국내 리튬 생산을 촉발시켜 현재 세계 수요의 80%를 공급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의도라며 그동안 배터리 원료는 커녕 배터리 조립조차 하지 않았던 북미에서 테슬라가 통합된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시키는 의미를 갖고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