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온천발 코로나19 확산…강남모녀·안산시민 이어 세 번째
코로나19 감염 예방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을 숨겨 방역에 혼란을 준 원로 목사부부인 A·B씨(제주 29·33번)를 상대로 1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날 오전 11시 손해배상 소장을 제주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방역소독비용 139만원을 비롯해 확진·접촉자 생활지원비 7350만원, 검사비용 2515만원, 진단검사 물품구입비 1286만원 등 총 1억2557만원이다.
이들은 지난 8월 확진판정을 받은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으로 진술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0여 차례에 걸쳐 방역당국에 방문이력과 동선을 숨기고 허위로 답변했다. 이들의 거짓진술로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탄산온천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졌다.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2호는 ‘누구든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CCTV 확인이 이루어질 때까지 비협조와 허위 진술로 일관함으로써, 방문한 업체에 대한 긴급방역과 접촉자 파악에 따른 자가격리 등의 신속한 초기 대처가 지체됐다.
결국 추가 조사를 통해 확진자 7명(도외 1명 포함)이 확인됐고, 확진자와 접촉한 113명 전원에게 접촉일로부터 14일 동안 모두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제주도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존재하고,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이들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제주도는 이들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9월3일 제주지장경찰청에 고발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는 70만 도민들의 소중한 생활 터전”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부 이기적인 판단으로 법을 무시하고 도민과 공동체를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목회 활동에서 은퇴한 목사인 A씨는 지난 8월 16일 설교를 위해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있는 새빛교회를 방문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우자인 B씨는 A씨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도가 코로나19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강남 모녀’ 등에 이어 3번째다. 제주도는 지난 3월30일 제주여행 첫날부터 코로나 19증상이 있었는데도 계속 여행을 해 관광업소와 도민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며 이른바 강남모녀를 상대로 1억32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주지법에 제기했다. 또 해열제를 복용하며 제주여행을 한 후 확진판정을 받은 경기 안산시 60대 남성에게도 지난 7월9일 1억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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