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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경남 의령, 한남동 주민 '애도' 온라인도 '추모글'

[파이낸셜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소식이 전해진 25일 고인이 어린시절을 잠깐 보냈던 경남 의령군 주민들은 애도의 뜻을 밝혔다. 자택이 있던 서울 한남동 주민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온라인 상에는 갑작스런 부고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글이 이어졌다.

이건희 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1월 9일 경북 대구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삼남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품을 떠나 아버지 이병철의 고향인 경남 의령에 살던 할머니 손에서 3살까지 자랐다.

1947년 서울로 올라와 혜화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6·25전쟁으로 마산, 대구, 부산으로 옮겨다녔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창업자의 생가가 있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 인근 주민 이모씨(65)는 "뉴스를 통해서 이 회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 회장님은 한국의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해오신 분인데 많은 고향 마을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주위 어른들로부터 이병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컸다"며 "세계적인 브랜드 삼성을 일궈낸 창업주의 생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 주민들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내마을은 현재 마을 자체가 관광지화 돼 있다. 마을 길은 이병철의 호를 따서 호암길이라 부르고 있으며, 마을을 도는 길은 '부잣길'이라 명명된 걷기 코스가 있다.

이 회장이 살던 서울 한남동 자택 주변은 일요일이어서 인지 주변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은 많지 않았다. 다만 몇몇 주민들은 높은 담으로 둘러쌓인 이 회장 자택을 지나며 애도의 목소리를 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에 나선다는 한남동 주민 조모씨(42)는 "6년 전 이 회장이 쓰러졌을 당시에 비해선 투병생활이 길어서 그런지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병세가 호전됐다는 보도도 있었던 터라 (사망 소식이) 놀랍다"며 "삼성을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 한국의 위상을 높인 이 회장의 업적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 자택 근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이모씨(38)는 "지인들에게 이 회장과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게 하나의 자부심으로 여겨질 정도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이 회장이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니 안타깝다"며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우리 사회가 분명 본받아야 할 가치"라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는 추모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여러 잡음들이 있어 왔지만 삼성, 현대 등 기업들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 위상을 높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제발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화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재계의 슈퍼맨이 세상을 떠났다. 참으로 아까운 인물"이라며 "20세기 한국 경제개, 세계경영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 별세한 날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과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부디 하늘나라 가셔서 편안하시길 바란다. 유족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추모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큰 별이 또 졌다. 진정 이 나라를 이만큼 있게 한 주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이 세계 여러나라 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건 삼성을 세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회장님의 업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조상희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