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원 교수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보다 앞서 간세포암종 환자에게 양성자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국립암센터 의료진들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는 양성자치료를 적용한 미국·유럽이나 일본도 입증하지 못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중원·방사선종양학과 김태현·영상의학과 고영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3년부터 7년간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3상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수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내용은 간장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IF=20.582) 최신호에 게재됐다.
3cm 이하 크기의 간세포암종은 완치를 위해 우선적으로 절제술 또는 고주파열치료(RFA)가 권장된다. 고주파열치료는 간암을 고주파로 태워서 치료하는 국소치료법이다.
양성자치료(PBT)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많은 간세포암종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절제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과 같은 완치를 위한 표준치료와 효과를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군 3상 임상연구가 없었다.
연구팀은 간세포암종 환자 144명을 간기능등급과 병기에 따라 각각 양성자치료군 72명과 고주파열치료군 72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배정 이후 배정된 치료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상호교차 치료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실제 치료는 80명이 양성자치료, 56명이 고주파열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2년 국소무진행생존율은 양성자치료군 94.8%, 고주파열치료군은 83.9%로 나타났고, 3년 및 4년 국소무진행생존율도 두 치료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어 본 연구는 연구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또 고주파열치료가 불가능해 양성자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반대의 경우보다 많았다. 고주파열치료군으로 배정된 환자 72명 중 22명(30%)은 고주파열치료가 불가능했고, 이 중 19명은 양성자치료가 가능했다.
이에 반해 양성자치료군으로 배정된 환자 72명 중 11명(15%)이 양성자치료가 불가능했고, 이 중 6명이 고주파열치료가 가능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양성자치료군에서는 중증도 이하 방사선 폐렴(32.5%), 백혈구수 감소(23.8%)가, 고주파열치료군에서는 알라닌아미노트랜스퍼라제 수치 증가(96.4%), 복통(30.4%)이었으며, 두 치료군 모두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없이 안전한 치료임을 확인했다.
교신저자인 박중원 교수는 "최첨단 기술인 양성자치료가 기존의 간암 표준치료법에 더해져 간암 치료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며 "이 연구는 여러 제한으로 시도되지 못한 양성자치료 3상 연구를 비열등성 방법으로 극복한 연구로서, 양성자치료가 재발 간세포암종을 완치시킬 수 있음을 최종적으로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김태현 센터장은 "양성자치료는 암세포만 정확하게 타격해서 출혈과 통증이 없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라며 "기존 표준치료인 고주파열치료의 약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서 더욱 많은 간세포암종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도입해 그간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적응증을 확대해 보다 많은 암환자들이 양성자치료의 혜택을 누리도록 노력 중이다. 간세포암종의 양성자치료는 보통 2주에 걸쳐 매일 30분씩 총 10회 진행되며,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김태현 센터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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