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파이낸셜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인천의 한 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고교생 A군(17)의 시신에서 치사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부검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경찰은 A군이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아질산염을 섭취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아질산염은 육류 보존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시지와 베이컨과 같은 육가공품에 주로 쓰인다. 맛있어 보이는 ‘붉은 빛’을 돌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하지만 독성이 강하고 뇌혈관을 확장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다른 물질과 결합하면 발암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다량을 섭취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는 실제로 아질산염을 범죄에 악용한 사례도 나타났다. 이른바 ‘유치원생 독극물 사망사건’이다. 지난해 3월 중국 허난성의 유치원에서는 원아 20여명이 아침식사를 한 후 병원에 실려갔다. 그 중 1명은 사망했다. 조사 결과 아이들이 먹은 아침식사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
범인은 유치원 교사. 그는 다른 교사와 말다툼을 한 후 자신과 싸운 교사가 담당하던 아이들 음식에 아질산염을 넣었다. 이에 지난달 허난성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부는 해당 유치원 교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아질산염이 범죄에 악용되는 위험 물질로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A군에게서 왜 아질산염이 검출됐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현재 A군의 유족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A군의 형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일부러 아질산염을 섭취했을 가능성을 부정하는 쪽이다. A군 형은 “제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며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 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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