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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부차관보 "주한미군 유지 문구 제외, 韓 압박 아니다"

美 국무부 부차관보 "주한미군 유지 문구 제외, 韓 압박 아니다"
지난 14일 한미 SCM 개최 계기로 만난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와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외교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최근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협상에서 한국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오전 세종연구소와 헤리티지 재단이 '한미동맹의 전망과 과제'란 주제로 공동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해당 문구가 빠진 것이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국에 대한 위협이나 배척이 아니다"라며 "최대한 현명하게 미군을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미 국방부의 보다 광범위한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답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또 "(주한미군 유지) 문장이 빠진 것이 언론에서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받았다"면서 "SMA 협상의 경우 도나 웰튼 협상 대표가 한국 측과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도 "SMA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같이 봐야한다"면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과의 동맹이 강력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 유지' 문구가 빠진 것은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정세에서 포지셔닝을 바꿔가는 과정에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국장급 협의체(가칭 동맹대화) 신설에 대해선 "동맹대화가 이미 운영 중인 다른 협의체와 어떻게 맞아가고, 겹치는 부분 없이 구축할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며 "기존 협의체와 독립적으로 하도록 힘을 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한미는 동맹대화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동맹대화를 건설적 방향으로 구축해나가겠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한국의 '쿼드(Quad)' 합류와 관련해 내퍼 부차관보는 "쿼드의 인지도와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공식 협의체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고 국장도 "한국은 쿼드 논의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투명성, 공개성, 포용성 이 세가지 원칙을 유지해야만 모든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와 고 국장은 한미동맹이 견고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 국장은 "외교부를 대표해 한미동맹 관계는 강력하다고 말씀드린다"며 "(한미동맹은) 지속해서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간 상호 이해가 높아졌고, 당국 간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왔으며 양국 간 파트너십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동맹을 "70년 이상의 동맹"이라며 "두 나라가 전쟁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고, 모든 범위를 포괄하는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맹에 대한) 도전과제들이 있겠지만 우린 맞설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