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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공수처 지연 끝내달라"…野, 특검 배수진

문대통령 "공수처 지연 끝내달라"…野, 특검 배수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대통령 "공수처 지연 끝내달라"…野, 특검 배수진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피켓 항의를 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달중 기자,김일창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라임·옵티머스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싸움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201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란 국민의 여망이 담긴 공수처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길 바란다"고 여야에 당부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출범 시기를 11월로 못 박고 출범이 지연될 경우 공수처법 개정안에 착수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속도전에 들어갔다.

법에 명시된 공수처 출범이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연기됐고, 공수처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야당이 비토권을 계속 남발할 경우 무기한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처음부터 끝까지 '라임·옵티머스' 특검 관철에 초점을 맞추고 대여 공세를 이어 나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아무리 대나무를 빽빽하게 심어도 물이 지나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특검 추진에 배수진을 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출범과 특검이 동시에 추질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야당이 주장하는 권력 게이트 의혹 자체가 공수처에서 수사해야 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질 수 있지만, 정치적 타협안으로 공수처 첫 출범 시기와 특검을 분리하는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과 특검은 연계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협상이나 딜은 있을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공수처 출범 그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며 "공수처라는 것이 결국은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분산시켜서 결국은 권력기관의 어떤 민주화 개혁 차원에서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특검 반대 명분으로 수사 지연에 따른 우려를 내세웠다. 최 대변인은 "실제 특검이 구성되려면 구성하는 데에 한 두 달이 걸리고 수사하는 데도 3·4개월이 소요되면 내년 봄까지는 수사 결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이 지연될 경우 법개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 대변인은 "그런 상황까지 안 오기를 바라지만 한 달 내 공수처가 출범을 못 하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공수처 출범이 늦어질 경우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검 추진까지 필요한 기간이 3개월에 이른다는 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러 차례 해본 경험이 있기에 특별검사만 선임되면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며 신속한 수사 가능성을 강조했다.

검사 출신의 김웅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측근 특검, 철도공사 사할린 특검, 이용호게이트 특검 모두 접대받고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단 의혹만으로 시작한 특검"이라며 "지금 라임과 옵티머스 특검은 권력 핵심부의 실명이 언급되는 만큼 한 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이뤄져 피눈물을 흘리는 저 피해자들과 국민의 원한,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검 관철 의지를 행동으로 보였다.
김은혜 당 대변인은 시정연설을 앞두고 예정된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사전 간담에 김 위원장이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특검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로텐더홀에 모여 문 대통령이 국회로 들어서는 순간 '나라가 왜 이래', '이게 나라냐'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특검법 수용"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