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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콩 민주활동가 망명 거부...미중갈등 확전 경계

美 홍콩 민주활동가 망명 거부...미중갈등 확전 경계
[홍콩=AP/뉴시스]홍콩 학생단체 지도자 토니 청(鍾翰林)이 지난 2017년 11월24일 홍콩에서 시위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콩의 독립을 옹호하는 '학생동원'(Studentlocalism)의 지도자였던 토니 청은 27일 홍콩주재 미 영사관 인근에서 다른 2명의 학생동원 회원과 함께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홍콩 독립을 선동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혐의로 새 홍콩보안법에 따라 체포됐다고 말했다. 2020.10.28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이 홍콩 민주활동가들의 망명 요청을 거부했다. 홍콩을 놓고 미중 갈등이 확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오후 홍콩 활동가 4명이 홍콩 주재 미 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들이 미 영사관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을 자사 기자가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망명 계획을 사전에 파악한 홍콩 주재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이들을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었다”면서 “이는 미중이 홍콩 문제를 놓고 확전을 피해 신중하고 조용히 처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미국 영토 밖 미국 영사관 건물에서 망명이나 난민 보호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더라도 홍콩 내 반정부 인사들을 계속 돕겠다고 천명했었다.

이들 활동가 4명의 망명 시도에 앞서 당일 오전에는 홍콩 학생 운동가 토니 청(19)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SCMP는 토니 청이 미국 영사관 맞은편 커피숍에서 경찰 내 홍콩보안법 관련 사건 전담조직인 국가안보처에게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우시우카이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정치적 폭풍을 피하고자 했을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이 진행형인 와중에 자칫 홍콩 영사관 폐쇄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미국 영사관이 이름 없는 활동가를 받아들였다가 이후 망명이 쇄도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경계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