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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판매 증권사·CEO 징계 수위 촉각…오늘 첫 제재심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CEO 징계 수위 촉각…오늘 첫 제재심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29일 열린다. 해당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제재심에 참석해 금감원으로부터 사전 통보받은 중징계가 부당하다는 점을 주장하는 등 소명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다만 이날 제재심에서 당장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재 대상이 증권사 3곳이라 진술인이 많고 금감원과 당사자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 제재심에서 안건이 추가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해외 주요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도 3차례 열린 끝에 결론이 났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제재심을 열어 순서대로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에 대한 제재안을 상정해 심의한다. 각 기관에는 시정·중지명령 전후 수위의 중징계가 사전 통보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관 제재로는 인가취소부터 영업정지, 시정·중지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다섯 종류가 있다.

또 KB증권의 박정림 대표와 윤경은 전 대표, 신한금투의 김병철 전 사장을 비롯해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전 대신증권 대표) 등 라임운용 사태 때 각 증권사에 재직한 전·현직 CEO들이 제재 대상이다. 금감원은 이들에 대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책임 등을 문제 삼아 직무정지 등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제재는 다섯 종류로 해임권고(이하 임원선임 제한 5년)부터 엄무집행정지·직무정지(4년), 문책경고(3년), 주의적경고, 주의 등 순으로 수위가 높다. 임원선임이 제한되는 문책경고 이상이 중징계로 분류된다.

전·현직 CEO들은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제재심에 참석해 적극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은 제재 대상자에게 충분한 방어 기회를 주기 위해 대심방식의 심의를 시행하고 있다. 제재심은 제재 대상자와 검사국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양 당사자가 퇴장하면 제재심 위원 간 논의를 거쳐 안건을 의결한다.

특히 박정림 대표는 현직 CEO인데다 연임 등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소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이 열렸을 때에도 제재 대상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직접 참석해 소명한 바 있다.

나재철 회장은 제재심에 불참하기로 했다. 현재 대신증권의 CEO가 아닐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계를 총괄하는 금융투자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제재심에 참석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증권사들은 특별한 사안이 없는 이상 기관 제재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CEO는 DLF 사태 때처럼 제재심 결과에 불복하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감원의 감독 실패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 KB증권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각종 사모펀드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책임을 지지는 않고 금융회사 제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시센터는 전날(28일) 금감원 본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재심은 금융감독 기관의 책임회피와 상부 결정에 의해 상품을 판매한 직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 꼬리자르기식 징계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금융정의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부실 감독을 지적하며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