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프랑스인 죽일 권리' 글 삭제당한 마하티르 "문맥 읽어야"

'프랑스인 죽일 권리' 글 삭제당한 마하티르 "문맥 읽어야"
[서울=뉴시스]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세션1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무슬림은 프랑스인 수백만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당한 마하티르 모하맛(95)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자신의 글을 비평한 사람들이 문맥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블로그에 쓴 내 글을 잘못 전달하고 문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 넌더리가 난다"며 "그렇게 한 사람들은 글 전체를 읽지 않았고 ‘죽일 권리'를 적은 부분만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들은 내가 프랑스인 학살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면서 "글 전체를 읽고 (문제의 문장 뒤) 그다음 문장인 ‘무슬림은 '눈에는 눈'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장도 읽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 관리자에게 해당 글(게시물)의 맥락을 설명하려 했지만 삭제됐다"면서 "내 생각에 그들은 언론의 자유에 제공하는 공급자인 만큼 최소한 나에게 입장을 설명할 권한을 허락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정부는 국민들의 입장에 민감하고 다른 사람들의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는 나의 호소조차 삭제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전날(29일)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에 프랑스 역사교사 참수 사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프랑스가 과거 무슬림을 포함한 수백만명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면서 무슬림은 수백만명의 프랑스인을 죽일 권리가 있지만 '눈에 눈'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랑스도 이슬람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자국민에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수업 소재로 사용한 중학교 역사교사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게 살해됐고, 29일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 용의자가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그의 이런 글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트위터는 마하티르 전 총리의 게시물에 폭력행위 조장 등을 금지한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는 표식을 붙였고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페이스북도 "혐오발언 정책 위반"이라며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