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성여씨가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공판에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춘재가 나와서 진실을 말해준 것은 고마운 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는 2일 이춘재(57)가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이 끝난 뒤 이같이 말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박정제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에서 이춘재(57)가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5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춘재 증인신문과 관련해 "마음은 홀가분하고 재판도 잘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라며 "결과는 끝까지 지켜보는 것으로 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여기서 (재판이) 끝이 아님을 말한다"며 "결심과 선고공판이 남았기 때문에 선고가 끝나야 유·무죄가 (다시)판가름 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춘재도 실체적 진실을 말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도 20여년 넘게 사회와 단절돼 수감생활 했는데 힘들거다. 안해 본 사람은 모른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도 "이춘재가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밝혀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춘재는 수차례 용의선상에 올라 치밀하게 빠져 나간 것도 아니었다"라며 "한 번도 아닌, 연속적으로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사건을 보면 당시 치안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또 "통상 강력사건의 용의자라고 하면 폭력사범, 지능형 범죄자로 인식했지만 (이춘재는) 젼혀 아니었다"며 "이춘재와 같은 사람을 연구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9일 피고인 신문과 검찰의 의견진술, 변호인의 최후변론 등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에 윤씨는 지난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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