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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트럼프냐, 바이든이냐…한반도 안보지형 새판 짜일까

美대선 트럼프냐, 바이든이냐…한반도 안보지형 새판 짜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美대선 트럼프냐, 바이든이냐…한반도 안보지형 새판 짜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 News1이지원 디자이너


美대선 트럼프냐, 바이든이냐…한반도 안보지형 새판 짜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냐로 갈릴 미국 대통령 선거 운명의 날이 밝았다. 현지시간으로 3일 0시에 시작되는 투표 결과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미동맹 현안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양 후보가 한반도 관련 현안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미관계의 비중을 감안하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을 비롯해 주한미군 재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이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경우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화 형태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대북 협상에서 더 큰 외교적 성과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톱다운'(Top-Down, 하향식) 방식의 정상외교를 시도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유세를 통해 당선될 경우 북한과의 조속한 협상 재개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호응 여부와 하노이 노딜로 인한 철저한 실무협상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북미 정상외교가 재가동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달리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실무협상팀이 중심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과의 회담은 실패했다"라고 공격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전 행정부의 방식과 대조되는 협상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상 간 '빅딜'을 선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가 실무협상팀을 꾸리는 동안 북한이 '기선제압용'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전작권 전환 3가지로 대표되는 한미동맹의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관점이 달라 대선 결과에 따른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동맹' 가치의 복원을 강조하며 동맹국과 공조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하고 있음을 비판해온 바이든 후보는 우리나라와 긴밀한 조율을 통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조속히 매듭짓는 대신 대중국 압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그의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지난달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과 관련해 완전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주둔 미군 감축 카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기존 분담금(1조389억 원)에 13%를 인상하는 안을 제시해 미 협상팀과 잠정 합의에 이르렀으나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결렬된 바 있다.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다수 현지 언론은 지지율 여론조사를 토대로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열세를 막판에 만회하는 모양새라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정부는 어떤 행정부가 출범하던지 비핵화는 물론 한미관계에 있어서 긴밀한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주재로 미 대선 대비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대선 이후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을 추진 중이다.

강 장관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시 바이든 캠프 측의 외교안보 인사들과도 접촉면을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