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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마크롱 지지…에르도안 비판

[파이낸셜뉴스]
UAE, 마크롱 지지…에르도안 비판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성토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의한 프랑스내 테러사태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크롱과 대척점에 서 있는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주장은 비판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이슬람권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반대 시위가 격렬한 가운데 아랍의 맹주 가운데 하나인 UAE가 마크롱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와르 가우개시 UAE 외교장관은 독일 일간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옹호했다.

가우개시 장관은 "프랑스를 공격하면서 에르도안은 종교적인 문제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변질시켰다"면서 "마크롱이 연설에서 진짜로 뭐라고 말하는지 제대로 들어야 한다: 그는 서방 무슬림들을 격리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완전히 올바르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표현의 자유 수업시간에 이슬람에서 신성모독으로 규정한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꺼내들었다가 참수테러를 당했고, 이후 니스와 리옹에서 잇따라 테러가 벌어지면서 반무슬림 분위기가 고조돼 왔다.

마크롱은 강경태세를 누그러뜨리고 이슬람의 분노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해칠 권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의 표현의 자유 주장을 비난하고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UAE와 프랑스는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중동지역 이슬람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오해와 극단주의 세력 발호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해왔다.

그러나 UAE를 비롯해 아랍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이집트, 리비아 등의 독재 세력 축출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에르도안의 독재세력 축출 노력을 프랑스는 지지하고 있지만 UAE는 반대해왔다.

프랑스내 무슬림 테러가 소원해진 UAE와 프랑스 간 관계 개선의 돌파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우개시 장관은 에르도안이 이슬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해 스스로 수니파 세계의 지도자가 되려 하고 있고, 터키의 영향력도 넓히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마크롱은 터키의 지역 확장주의와 '오스만 제국 재건' 시도를 견제하려 하는 몇 안되는 유럽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히얀 왕세자 역시 1일 마크롱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최근 프랑스의 무슬림 테러를 비난했다고 UAE 관영통신이 보도했다.

UAE 실권자인 모하메드 왕세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어떤 시도나 '혐오 발언'도 거부한다면서 이슬람교의 선지자인 모하메드를 정치화려는 시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