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위해성 보다 국가정원 관광객 유치가 우선
생태계 위해성 2종 식물 '핑크뮬리' 현행대로 존치
자연발화 막기 위해 적정한 시기에 씨앗 제거키로
시민들 "위해성 외래종 식물 국가정원 위상에 안 맞아"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조성된 핑크뮬리 군락지. 생태계 위해성 2종 평가를 받았지만 울산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며 존치 입장을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평가된 외래종 핑크뮬리를 현 상태 대로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핑크뮬리 군락지가 조성된 면적은 전체 약 3300㎡의 면적으로,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대공원 등 2곳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울산시는 위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태화강 국가정원의 관광객 유지를 위해 핑크뮬리를 현재대로 존치시킨다는 입장이다. 인근 부산지역과 경주지역의 핑크뮬리 군락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핑크뮬리가 자연 생태계에 퍼지지 않도록 사전에 번식을 차단하면 문제가 없다는 점도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핑크뮬리가 자연 번식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종자의 자연발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당한 시기에 씨앗을 제거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은 단지 관광객 유치 때문이라는 이유로 생태계 위해성 2종 식물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국가정원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환경운동단체 한 회원은 "태화강 국가정원은 자연 친화적 성격을 강조하는 데 토종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외래종을 들여와 인공 군락지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매우 저급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며 "울산의 시민의식마저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건너 온 외래종 핑크뮬리는 2014년 제주에서 처음 재배된 후 조경용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수년 사이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울산에서도 약 3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이 정밀조사를 통해 지난해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하면서, 현재는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에 핑크뮬리 조성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가 핑크뮬리 군락지를 모두 갈아엎기로 결정하는 등 올해 들어 일부 지자체에서 퇴출 운동이 시작된 상황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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