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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도 했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를 통해 최근 40만명 가까이 동의한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과 관련,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추 장관의 소통부족을 비판하는 일선 검사들의 '온라인 연판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무장관과 일선 검사들의 대립 강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임 부장검사들게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정서적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며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공개저격한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성토 글이 300개가 넘은 상황이다. 추 장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실명 비판 댓글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 검사 수가 2000여명이라는 점에서 상당수의 검사들이 추 장관의 행태에 반기를 든 셈이다.
추 장관은 이에대해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이 검사에 대해 보도했던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는 글을 올리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검찰과 장관간 양보없는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같은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 검사 글에 '커밍아웃'을 한 검사들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이 글에는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넘은 40만명 가까이 동의한 상태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총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추 장관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지난주 대전 검찰청 방문을 시작으로 일선 검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윤 총장의 '내부결속 다지기'가 이번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윤 총장이 강연한 대상은 지난 8월 인사에서 부장검사로 승진한 사법연수원 34기 등 신임 부장검사 30여 명이다. 강연시간은 1시간 가량이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팀웍을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관리자로서 부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정한 일의 분배가 중요하다. 사건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후배를 지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 후 참석자들과의 만찬도 이어졌다. 진천 법무연수원엔 '채널A 강요미수' 사건으로 감찰이 진행 중인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 중이다. 윤 총장은 또 다음달 9일 신임 차장검사 교육에도 참석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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