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故) 박지선씨의 비보가 전해진 지 2일이 지났지만, SNS 상에는 박씨의 생전 일화 등을 언급하며 고인을 기리는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고(故) 박지선씨(36)의 비보가 전해진 이후 우울감이 지속된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평소 그의 밝은 모습과 대비되는 안타까운 소식에 충격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이에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울감이 오래 지속될 경우 적극적으로 상담센터 등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안타까운 마음 커지고 있어"
시민들은 박씨의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이 지났음에도 '안타까운 마음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지모씨는 4일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이라 그런지, 더욱 슬픈 마음이 크다"며 "어머니와 함께 떠났다는 소식에, 그녀가 예전에 말했던 어머니와의 일화들이 생각나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박씨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해시태그(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나타내는 기능)와 함께 박씨를 기리는 글이 1만건 가까이 게시됐다.
한 네티즌은 "소식을 듣고 처음 경험해보는 감정에 눈물까지 났다"며 "삶이 참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네티즌도 "친숙한 인물이라 그런지 이웃이 사라진 느낌"이라며 "베르테르 효과라는 느낌이 뭔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은 시민들에게 큰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월 20대 여성의 극단적 선택이 같은 해 1~9월보다 74.7% 급증했다. 복지부는 "유명 연예인의 비보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울함 지속시, 상담 등으로"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이후 2개월 간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평균 606.5명 증가한다는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조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비보로 우울함이 지속되면, 주변인과 적극적으로 심경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상담센터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자기가 겪고 있는 문제를 다른 사람과 연결 속에서 풀어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 블루(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우울감)'로 인해 관계가 차단되며 우울함이 강해질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상담 서비스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증상 등과 고인의 선택을 연결하는 위험한 분석은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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