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바이든, 트럼프와 달라…북과 주고받기 타결 의지 약해보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정윤미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대형 이벤트를 좋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바이든 스타일에선 북한과 주고받기식 협상은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미국 대선 이후 남북미 관계에 대해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접근을 할 것"이라며 "현실주의적이고 아주 미국적 특색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기에 북한과 주고받기식 협상을 통해 타결하려는 의지가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는 어디로' 토론회에서 "바이든은 미국 국익을 중심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사람으로 도덕적으로 북한이 잘못됐다는 관념이 굉장히 강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북미관계가 답답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대해 윤 전 장관은 "답답해지는 측면도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한다"며 "북한 문제가 미국 대내 이슈에 밀리지 않게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되자마자 한미간에 대북 문제 관련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외교 문제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이나 대공황에 준하는 경제위기 등의 극복 문제가 산적해있어 외교 문제에 눈 돌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문제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해도, 북한보다 더 급한 건 중국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조급함을 느낀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한다면 오히려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윤 전 장관은 "북한 경제가 안좋은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미국을 기다릴 것인가의 문제가 있는데, 힘들다고 해서 핵 실험을 하거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려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나름대로 쌓아온 것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북한이 관심을 끌려 도발한다면 북미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것.

외교당국에는 총력 외교를 당부했다. 윤 전 장관은 "북한을 움직이려면 미국을 움직여야 하고 미국을 움직이려면 우리가 대미외교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성공하기 위해선 미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한미간 민감한 당면 현안이다.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이 7개월간 공전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초 양국 실무진 간 잠정 협상안까지 마련됐던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다. 양국 협상단이 지난 4월 합의한 잠정안은 매년 13%를 인상하고, 5년 후 13억달러가 최종 인상액이 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대해 윤 전 장관은 "바이든의 경우에는 우리가 제안한 13% 인상안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맹국을 압박해서 방위비를 올려받는 것은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공개발언을 한 바 있기에 그 문제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