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의 첸나이 남부 투라센드라푸람 마을에 미국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이곳은 해리스의 외할아버지의 고향이다.AP뉴시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으로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는 첫 여성이자 흑인, 아시아계 부통령이 됐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수립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리스는 지난 2016년 연방상원의원이 되기전까지 검찰관으로 주로 활동하면서 사법제도 개혁에 앞장섰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연말에 포기 선언을 했으며 올해 여성 부통령 지명 여론 분위기에 힘입어 바이든 캠프에 합류했다.
해리스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 모두 고학력 소지자로 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는 UC버클리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어머니인 샤말라 고팔란은 불과 19세에 UC버클리 대학원에서 영양학과 내분비학 전공을 위해 인도에서 미국으로 유학왔으며 후에 생물학자로 활동하며 유방암 퇴치 연구에도 참여했다.
해리스의 부모는 그가 7세일 때 이혼했으며 어머니가 캐나다 몬트리올의 유대인 종합병원에서 강단에 서게 되자 여동생 마야와 함께 이주해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워싱턴DC의 흑인대학(HBCU)인 하워드대에 진학한 해리스는 이곳에서 앨런 스크랜턴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을 했으며 졸업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UC헤이스팅스 로스쿨을 다닌후 1990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해리스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러 번 달았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시 검사직에 출마하면서 ‘삼진아웃’ 제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해리스는 흑인으로는 처음 당선됐으며 2010년에는 주 법무장관에 출마한다. 낸시 펠로 하원의장과 앤서니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의 후원을 받으며 2011년에 여성이자 흑인, 남아시아계로는 당선, 취임한다.
2016년 연방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24년간 캘리포니아를 대표했던 바버라 복서가 은퇴를 밝히자 해리스는 출마를 선언하고 제리 브라운 주지사 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의 후원을 받으며 당선된다. 연방상원의원에 오른 첫 남아시아계이자 흑인 여성으로는 두번째다.
지난해 2월 대선 도전을 선언한 해리스는 민주당 경선 1차 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경쟁자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70년대에 흑백 통합 정책에 미온적이던 것을 질타하기도 하면서 지지도가 상승했다. 그러나 2차토론회에서 바이든과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하와이)로부터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시절 사형수들의 DNA 검사와 사형제 폐지 반대를 한 것을 추궁받으면서 지지도가 떨어졌다. 12월 출마 포기를 선언한 해리스는 대신 바이든 후원을 선언한다.
경선에서 선두를 유지해온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에 헌신해온 흑인 여성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라는 제안을 받았으며 지난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질식사 사건을 계기로 압력은 더 커지게된다.
CNN은 바이든이 수십명을 부통령 후보로 검토했으며 해리스와 함께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발 데밍스 플로리다주 사원의원,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으로 압축했다고 보도했다.
6월 뉴욕타임스는 해리스가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정치 경험을 가진 유일한 흑인 여성이라며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후보 중 선두주자라고 보도했다.
8월11일 바이든은 해리스를 공식으로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1984년 제럴딘 페라로와 2008년 세라 페일린에 이어 세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됐다.
82세로 고령이 될 바이든이 재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베팅 전문 사이트 베트온라인은 2024년 해리스가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을 3대1로 전망했다. 이것은 혹시 재출마를 할 수 있는 바이든의 7대1 보다도 높은 확률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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