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제 검찰은 ‘정치’는 물론 ‘정책’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결과자료’를 받은 검찰은 전격적으로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감사원은 자료 삭제한 공무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고, 백운규 전 장관에 대해 공직 진출시 불이익,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는데, 검찰은 한 걸은 더 나아가 정책결정 과정을 ‘범죄’로 보고 심파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런 식이면 향후 정책에 대한 정무판단과 행정재량 등은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와 관련해 “경제성 평가는 여러 방법과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적절한 절차와 규정, 행정지도에 의해 했다”며 “감사원 지적은 경제성 평가에 국한된 것이고, 조기 폐쇄 결정 자체는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 결정 관련자들이 월성 1호기를 최대 2년 더 운행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보고를 받았음에도 가중 중단을 결정한 것이 범죄다? 월성 1호기 폐기 여부는 경제성 평가에 기속돼야 한다?”며 의문을 제기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 각 행정부처는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검찰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허락을 받은 후 집행해야 하겠다”고 검찰을 질타했다.
이어 “(검찰이) 조직 수장에 대한 비판 및 MB 부실 수사, 김학의 부실 수사, 라임·옵티머스 부실 수사 등에 대한 비판이 계속 일어나자 바로 반격한 것”이라며 “내년 재보궐선거 전까지 실무담당 공무원부터 시작해 궁극에는 장관까지 관련자를 계속 소환하고 조사 내용을 언론에 흘린 후 기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문서 폐기 등 몇몇 공무원의 잘못이 드러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사를 통해 탈원전정책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두 개의 ‘절대반지’를 낀 검찰은 ‘어둠의 군주’가 됐다”며 “조직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눈감는 대신 다른 부처의 사안에 대해서는 혹독한 검열자·심판자가 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구성원들은 검찰이 정부 조직체계상 법무부 외청일뿐, 실제로는 모든 부처 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행동한다”며 “‘사우론’에게는 난장이 ‘프로도’가 우습게 보이겠지만 ‘반지원정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피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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