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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바이든 당선, 중국 제대로 된 임자 만났다

[시나쿨파] 바이든 당선, 중국 제대로 된 임자 만났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시나쿨파] 바이든 당선, 중국 제대로 된 임자 만났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중국 지도부가 바짝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내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돈만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다르다. 바이든은 돈타령만 하는 트럼프와 달리 대중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다년간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바이든은 외교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가능한 모든 동맹을 끌어 들여 중국을 포위하는 방법으로 중국을 최대한 압박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많은 이익을 챙겼다. Δ 미국 우선주의 덕분에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공간을 넓힐 수 있었고, 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퍼붓는 등 대중 공격을 강화하자 그 반대급부로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었으며, Δ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을 경시해 미국의 인권문제 개선 요구를 비켜갈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는 등 반세계주의 노선을 본격화했다. 중국은 이 같은 공백을 틈타 지구 환경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파리 기후협약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은 더욱 밀착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월 22일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세계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며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을 공공재로 만들어 개도국에 우선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미국우선을 추구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빚어진 패권국의 공백을 중국은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공격은 어찌 보면 시 주석에게는 정치적으로 일종의 선물이었다. 미국이 중국을 때릴수록 시 주석은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었다.

특히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경시해서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은 지난 6월 그의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 동맹을 모아도 쉽지 않은 판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모든 동맹과 척을 졌다. 이로 인해 나토는 물론 아시아에서 전통의 우방인 한국과 일본 등과도 소원해 졌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자는 집권 즉시 EU와 관계를 복원하고, 아시아 동맹과도 관계를 정상화해 중국을 포위할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은 가장 민감한 인권문제를 본격 제기할 것이다. 공화당보다 민주당이 인권 감수성이 풍부하다. 민주와 인권은 중국 지도부가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바이든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세계와 연대해 중국을 포위한 뒤 중국에 인권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중국은 미중 패권전쟁 시대에 접어든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난 것이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한국에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다. 바이든 당선은 한국도 시험에 들게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