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미중 갈등 속 해법 찾기 더 어려워져…지혜 필요한 때"

"미중 갈등 속 해법 찾기 더 어려워져…지혜 필요한 때"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뉴스1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로 미중 갈등 속 우리 외교력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수석위원은 9일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되면서 미중 갈등 속 우리 정부의 전략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원칙을 명확하게 내세우면서 (문제를 풀어갈)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에 대해선 "(외교의) 원칙을 명확히 내세워야 한다. '21세기는 인류가 다 같이 협력해서 평화와 공존, 번영을 위해서 나가는 것이 시대정신이고 이를 국가 전략에 맞추겠다'라고 해야 한다"며 "우리의 자율성을 건드리지 말 것을 요구하고, 미국에 (점차적으로) 덜 의존하는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진솔하게 해야 한다"며 "중국하고 적대적인 (관계로) 가라고 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책이기에 솔직히 동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원칙을 내세워야 할 것을 강조했다.

홍 수석위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가져올 한미동맹의 새로운 변화와 관련해서 바이든 당선인의 경우에는 '동맹'을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하며 한미간 현안들이 공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홍 수석위원은 우리 정부가 능동적이고 설득력 있는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북미 양측을) 설득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안된다"며 "미국에게는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설득하고, 북한을 향해선 도발에 나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홍 수석위원과의 일문일답.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의 동맹을 깰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적당히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우호를 가져가야 한다.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우리 정부의 전략 수립이) 더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는 무역적자만 해소하면 중국과의 교역은 놔두었는데,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에게 잘해주면서 중국과 함께 싸우자고 하니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의 외교에 대해 원칙을 명확하게 내세워야 한다. '21세기는 인류가 다 같이 협력해서 평화와 공존, 번영을 위해서 나가는 것이 시대정신이고 국가 전략'(이기에 우리 외교도 이에) 맞추겠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미국에 덜 의존하는 마인드를 가지면서 당당하게 중국과 호혜·협력을 하고, 우리가 하는 외교적 자율성은 건드리지 말라고 요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외교원칙들을 내세울 수 있는지.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원칙을 밝히며 진솔해야 한다. '중국과 적대적으로 가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책이고, 솔직히 동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된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을 (일부 철수하겠다'하면 '그래, 그동안은 고마웠는데 일부는 빼도 좋다. 우리의 핵 억제력만 보장해 달라. 우리의 재래식 군사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마음으로 미국에 선을 그어야 한다. 북한보다 충분히 재래식 군사력이 우세하기 때문에 우리 자체적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바이든 시대의 한미동맹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나.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을 중시한다. 돈으로 동맹을 살 수 없다, 가치 위주의 동맹을 하겠다는 것이기에 방위비분담금 문제 같은 것들은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 같다. 전시작전권 전환은 바이든 당선인이 됐다고 해서 더 크게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데,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검증을 못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한다면 내년 봄에 가능할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에 달려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전개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바이든 당선인이 됐다고 해서 염려할 것이 없다.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전략적 인내'로 대화를 한 번도 못했다고 하는데, 몇 가지 이유를 알면 이해가 가능하다. 첫 번째로 새 정부 출범 당시 오래 걸린 인선 과정 문제가 있었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과감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한다고 했지만 인선이 길어지며 실제로 그것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이 체코에서 '핵 없는 세상'에 대한 연설을 할 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 당시 우리는 이명박 정부였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이명박 정부에서 '북한과 섣불리 대화 말라'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기회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달리 생각하면 미국이 당시 적성국 쿠바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이란과의 핵 합의를 주도했는데, 이를 성사시킨 것이 바이든이었다. 이를 보면 북한과도 핵 합의를 이루며 관계도 정상화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본다.

-북미 간 만남이 이뤄진다면 어느 수준의 합의까지 가능할까.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바이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1차 합의는 쉽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차분히 한다면 가능하다. 애석하게도 시기는 문재인 정부 말기쯤이 될 것 같다. 우리 정부는 북미 양측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지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지나치지는 않은 정도로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은 도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데.

▶북한은 쉽게 도발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객관적인 사실을 보면 남북한 간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53배나 난다. 우리는 한미동맹 속 핵우산을 쓰고 보장받고 있고, 우리가 핵은 없지만 정밀타격 능력이 뛰어나다. 전쟁의 염려는 없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