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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트럼프 빠진 한반도 우려 불식 주력…"공백 없을 것"

문대통령, 트럼프 빠진 한반도 우려 불식 주력…"공백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빠지게 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첫 공식석상에서의 메시지를 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8일) SNS를 통해 바이든 후보와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남은 만큼, 마지막까지 협력을 통해 방위비분담금 등 한미 간 현안에 대해 최대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면서 새로 들어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소통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구축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간 친분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성과를 예우하고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해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상 간 굳건한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잘 협력해왔고,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 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차례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진전은 평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정부가 꾸려지게 됐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공조해 왔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연관성을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테이블의 당사자인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게 됐지만, 그동안 걸어온 평화로 가는 여정에 대한 원칙에 바이든 당선인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손짓'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새 지도자가 들어선 만큼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대북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장이 남북관계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합을 맞춰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품고 있을 불안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한 축인 '경제협력'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가 강조해 온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와 그린 뉴딜 정책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사한 가치 지향과 정책적 공통점이 코로나 이후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권 교체'가 가지는 정책의 불연속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와의 접점이 적지 않음을 강조해 한미 공조의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