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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 석동현 논란…野 내부서도 "폐지론자를 왜?"

석동현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 4·15총선 무효소송 민경욱 전 의원 변호 코로나 주범 광복절 집회 주최자 변호도

공수처장 후보 석동현 논란…野 내부서도 "폐지론자를 왜?"
[서울=뉴시스]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현 변호사)이 지난 2012년 11월26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장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로 야당이 추천한 석동현 전 검사장의 공수처 비난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지목된 8·15 광화문 집회 주동자를 변호한 이력 등이 확인되면서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 전 검사장은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측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을 받고 수락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착잡하다"며 "최종적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없는데 왜 수락했느냐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가 그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그 때문에 착잡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으로 보지만 애당초 작년에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당시 야당이 무기력해 못 막은 것이 화근"이라며 "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어떻게든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는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수락을 했다"고 했다.

해당 글이 알려지고 정치권에서는 석 전 검사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석 전 검사장의 '괴물'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후보자를 추천한 것이 '일을 안 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수처가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기관'이라는 그의 발언은 공수처장 후보로서는 부적합한 말"이라고 지적하면서, "제도를 부인하는 사람이 제도 운영을 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은 공수처 설치법에도 명시돼 있고, 석동현 변호사를 추천한 국민의힘 추천위원들도 이를 강조했다"며 "입법취지에도 어긋나고, 추천한 위원들 스스로의 추천기준에도 맞지 않는, 무엇보다 공수처를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기관으로 생각하는 그의 인식이 옳지 않다"고 했다.

공수처장 후보 석동현 논란…野 내부서도 "폐지론자를 왜?"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석동현(가운데) 변호사를 비롯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변호인단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종합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2019.11.04. radiohead@newsis.com
석 전 검사장에 대한 비판은 야권 내에서도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공수처를 괴물로 간주해 폐지만이 답이라는 분을 굳이 가능성도 희박한 처장 후보로 내세워 논란을 키우기보다는, 어차피 여당 추천 후보들이 낙점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야당은 송곳검증으로 야당에 부여된 비토권을 최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잘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변호 이력도 주목됐다. 석 전 검사장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압력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을 변호했으며, 최근 8·15 광화문 집회 주최자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4·15 총선 무효소송에서도 소송 대리인단 대표를 맡고 있다.


석 전 검사장은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법률지원단 부단장을 맡고,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서 피고발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의 법률 대리를 맡는 등 야당과 인연을 이어왔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부산 사하을 예비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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